경찰청장 거취 묻자, 尹 "임기 한달 남았는데"..경찰 술렁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기 문란’이라는 표현을 썼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찰청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24일 오전 출근길 기자 문답에서 “(김 청장의) 임기가 한 달 남았는데 그게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경찰은 다시 술렁였다.
尹 “임기 한 달” 발언의 의미는
기자들의 질문은 전날(23일) 윤 대통령의 발언이 경찰을 강하게 질타한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기 문란” “인사 유출”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등 강한 어조로 경찰을 비판했다. 이에 경찰 안팎에서는 “전 정권에서 임명된 김창룡 청장에게 자진 사퇴와 같은 결단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진행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코드를 맞추고 이익을 챙긴 경찰 조직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강경한 모습은 단순히 이번 인사 번복 문제뿐 아니라 (전 정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포괄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퇴근길에서는 “청장의 역할과 업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겠다”며 용퇴설 등에 즉답을 하지 않았다.
‘분신할까’ 글까지…경찰 내부 어수선
지난 21일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치안감 전보 인사 공지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항의성 댓글이 190개 가까이 달렸다고 한다. 이 가운데 ‘작성자 본인이 직접 삭제하였습니다’라는 댓글은 150여개에 이른다. 한 지역 경찰관은 “보통 축하 댓글이 달리는 인사 공지에 삭제 댓글이 달린다는 건 인사 번복 사태 등에 대한 항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의 용퇴론에는 경찰 내부 의견도 갈리고 있다. “김 청장이 직을 던져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등 최근 사태에 배수진을 치고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지금 나가면 다음 청장이 짐을 떠안게 된다”는 신중론 등이 나온다. 한 경감급 경찰관은 “차기 청장은 현 정권 사람이라 목소리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김 청장의 거취 문제로 조직이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검수완박 사태 내내 목소리 한번 못 내고 휘둘린 경찰 조직이 이번에도 수세에 몰리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침묵하는 지휘부에 대한 서운함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윤 대통령 결재가 있기 전 내정안이 발표돼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경찰에서는 ‘관행’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내정 상태로 공지가 되는 것은 전국 단위 이동이 필요한 현실을 반영한 관례였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4차례 경찰 인사도 내정 형식으로 대통령 재가 전에 언론에 배포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최종본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일종의 협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오는 28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경찰 인사 관련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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