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쟁점 5가지 "해체설 누가 만들었나..BTS 녹화영상 공시 위반인가"

이선애 입력 2022. 6. 24. 11:23 수정 2022. 6. 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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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해체, 활동중단을 말하지 않았다..솔직한 소회 "오해 확산"
'솔로 활동' 밝힌 BTS 회식 영상은 공시 대상 아니다 "위반 NO"
2주전 녹화 영상, 시차 활용 내부 정보 거래 의혹 "뚜렷한 정황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BTS '찐 방탄회식' 선촬영 후방영 "왜 시차 두고 14일에 올라왔나" - 6월13일 방탄소년단(BTS) 데뷔 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4일 영상 공개.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를 위한 '헌정 영상'(BTS). 방송을 보면 녹화 방송이란 것을 알 수 있어 내부 정보 거래를 염두한 시차 공개는 억측(아미). 하이브는 회식 콘텐츠가 미칠 파급력 예측 실패, 내부 위기관리 작동하지 않았다(금융투자업계)

#BTS 솔로 활동 계획 공시 사항인가 - 계약해지도 아니고 팀 활동의 변경 방식은 현행 규정상 한국거래소의 의무 공시 대상 아니다. 홈쇼핑의 매출 1위 쇼호스트가 휴직했다고 공시하지 않는 이유와 같은 이치(한국거래소)

#내부 정보 이용 거래 의혹 있나 - 외부에서 관찰되는 정보 기준 내부자 거래를 의심할만한 뚜렷한 정황 없다(자본시장연구원)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계약해지가 공시 사항으로 의무 개선 이뤄져야 하나 - 아티스트의 계약해지로 매출 감소 등이 우려된다고 회사가 판단하면 지금도 공시할 수 있다. 현행 규정으로도 가능하므로 공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지는 않다(한국거래소).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하이브의 대응 방식이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이제 중요한 아티스트의 계약 해지, 팀 해체 등을 공시해야 하는지 논의 사항이 될 수 있다(금융투자업계)

#주가 급락의 책임 누구한테 있나 - BTS는 단체활동 중단을 선언하지 않았다.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도 '달려라 방탄(단체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도 단체활동중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BTS 멤버들의 소회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를 담은 방송 후 다음날 단체활동중단, 해체로 도배가 됐다. 언론이 결정한 것이다. 다만 하이브의 대처는 미흡했다. 오해가 커져 주가 급락 등의 시장 반응이 거셌다면 "단체활동중단, 해체가 아니라 팀 활동, 개별 활동 등의 병행"이라고 해명공시로 즉각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부 위기대응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장사의 주가 급락 등에 대한 다양한 대처 방법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한국거래소, 금융투자업계)

"방탄소년단(BTS)의 단체활동중단은 누가 결정한 것인가요. BTS 멤버 누구도 단체활동중단이라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이브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결정한 것뿐입니다. 하이브의 늦은 대처가 아쉽지만 BTS 해체·활동중단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물론 주가가 요동을 쳤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의 해명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이번 '하이브 사태'를 계기로 상장법인의 주가 급락 등의 대처 방법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단체활동중단·해체는 누가 결정했나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찐 방탄회식'이라는 제목 영상의 후폭풍이 거세다. 다음날 15일 하이브 주가는 24.8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2조원이 증발했다. 영상에서 BTS 멤버는 한명도 '단체활동중단'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단체활동중단, 해체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멤버들의 솔로 활동 계획 언급이 단체활동중단을 넘어 해체로 확대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시차를 둔 방송, 내부정보 이용 거래, 공시 위반 여부 등 갖은 의혹이 하이브를 향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상장사로서 대처가 매끄럽지 못했을 뿐"이라며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24일 하이브 주가는 14만1000원으로 시작했다. 15일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전날 13만9500원에 마감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다. 물론 시장이 고꾸라진 영향도 한몫했다. 멤버 RM과 정국 등이 "자고 일어났는데 활동중단, 해체라고 난리가 났는데 절대 아니다"라면서 "솔직하고 싶은 용기는 언제나 불필요한 오해와 화를 부르는데, 우리는 해체할 생각이 전혀 없고 다양한 것을 보여주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말한 것"이라고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이브도 "팀 활동을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팀과 개인 활동을 병행해 활동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무너진 투자심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시 위반 했나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코스피 상장사이기 때문에 공시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이 직전 연도 매출액의 2.5%가 넘는 생산이나 거래가 중단된 경우 공시를 해야 한다. 하이브의 지난해 말 자산 총액은 4조7000억원에 달하며, 하이브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율은 70%다. 한국거래소는 공시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관계자는 "BTS 멤버들이 회식을 하면서 소회를 말하는 과정에서 솔로 활동 발언이 나왔고, 하이브 역시 해체, 계약해지, 단체활동중단 등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포괄공시 대상이라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으며, 명백히 대상이 아니다"고 짚었다.

포괄공시는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의무 사항의 공시다. 계약해지가 아닌 활동 영역 변경 사항이어도, 이게 회사의 결정 사항이라면 포괄공시 의무 대상이냐 따질 수는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 어떤 것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아티스트의 계약해지, 공시해야 하나

'하이브 사태'로 아티스트의 의존도가 높은 엔터테인먼트사가 앞으로 활동 변경, 해체 등을 공시하도록 공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미 현행 공시 제도로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공시 개선 논의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게 거래소 입장이다. 거래소는 "지금 규정으로 공시 항목 사항을 반영을 못 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개선을 해야 하지만 BTS의 해체, 계약해지, 활동중단이 공식화돼서 이로 인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면 하이브는 포괄공시를 통해 공시하면 됐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엔터테인먼트사의 대장주인 하이브의 대응 방식이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 중요한 아티스트의 계약해지, 팀 해체 등을 공시로 알려야 하는 것인지 고민 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차 방송, 내부정보 샜나

촬영과 영상 공개일의 시차가 길어 내부정보가 샜다는 의혹도 나온다. 회식 방송을 촬영한 날은 2주전으로 추정되고, 이후 방송이 올라왔다. 다만 이는 오해의 소지는 살 수 있겠지만, BTS 멤버들이 밝혔듯 '6월13일 데뷔 9주년'을 기념해 솔직한 모습을 담은 아미(방탄소년단 팬)에게 한정 영상을 보내기 위해 14일을 선택한 것이다. 소속사의 편집을 거치기 위한 시간도 필요했다. BTS 입장에서는 '찐 방탄회식'은 중대한 결정과 발표를 알리는 영상이 아니었다. 아미와 늘 그렇게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소통의 영상이었다. 한 아미는 "시차를 두고 속이려고 했다면, 멤버 슈가(이거 나왔을 때쯤엔 백악관도 갔다 왔겠네)의 발언을 편집했을 것"이라며 "BTS 영상에는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영상 스티커가 종종 등장하는데, 이번 영상에도 멤버 제이홉이 하품할 때 그 부분을 가렸다는 것에서 라이브가 아니라 미리 찍어 놓은 영상인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연구원은 외부에서 관찰되는 정보를 봤을 때 내부자 거래 등을 의심할만한 뚜렷한 정황이 보이진 않는다면서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 기간 13일만 제외하고는 주가 흐름 역시 통상적인 수준이었다는 게 증권가의 시선이다. BTS 컴백 이후 줄곧 22만원대를 유지하던 하이브 주가가 공교롭게도 영상 공개 하루 전인 지난 13일 돌연 11% 가까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코스피가 3.52% 급락한 시장의 영향도 있다. 이것만으로 영상 공개 전에 활동 계획 변경에 대한 정보가 샜다고 볼 증거는 없다.

하이브 내부 위기관리 낙제점

하이브의 내부 위기관리 낙제점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커뮤니케이션 총괄(CCO) 직속으로 리스크 매니지먼트(위기관리) 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BTS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하이브=BTS로 인식을 한다"면서 "결국 시장이 반응했는데, 하이브는 회식 콘텐츠가 미칠 파급력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에 내부 위기관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하이브는 상장사로서 주가 급락 대처에 미흡했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과 시장이 과도하게 해석했다면 해명공시를 통해 바로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회사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자율공시를 하며, 자율공시 영역 안에 해명공시가 있다"면서 "하이브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도 대처 방안이지만, 시장이 거세게 반응했기 때문에 해명공시를 통해 활동중단, 해체가 아님을 밝혔다면 깔끔하게 정리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의 보수적인 전망도 주가 급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상 단체활동이 여의찮다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멤버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로, 내년 입대가 불가피하다. 영상에서 군대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단체활동을 쉬어갈 수밖에 없는 제1의 이유는 군대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은 입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BTS 입대에 따른 실적 공백은 시장 우려만큼 과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음반의 경우 유닛·솔로 활동 병행만으로도 연간 800만장 이상이 가능해 지난해 판매량의 90% 이상 커버가 가능하다"면서 "공연도 현시점에서 커버 비율을 계산하기는 이르지만 빅뱅 솔로(지드래곤, 태양, 대성)의 글로벌 모객력(2017년 합산 96만명)만 감안하더라도 BTS 솔로·유닛 투어시 그 이상의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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