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명은 당뇨 환자에 희망 선물하고 복음의 빛 비추는 것"
건국대의료원 당뇨병센터 최수봉(71) 소장은 칠순이 지났지만, 현역 의사로 묵묵히 ‘복음의 빛’을 비추며 당뇨병 환자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물하는 소문난 명의다.
2022년 국민미션어워드 의료부문 상을 받은 최 소장은 당뇨병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풀고 올바른 치유를 돕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매주 3일 충주와 서울에서 ‘인슐린펌프’(다나)로 당뇨병을 치료하며 당뇨병 합병증 예방과 치료, 잘 먹고 당뇨 치료하는 법, 치료 노하우, 치료 원리 등을 전수하고 있다.
최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인슐린 펌프 치료는 쉽고 간단하다.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은 평상시에도 췌장에서 일정량의 기초 인슐린이 분비되며 아침, 점심, 저녁 등 끼니 후 올라가는 혈당 수치에 맞춰 추가로 보다 많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매우 부족하다. 인슐린 펌프 치료는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해 주는 인슐린 펌프라는 장치를 이용해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 패턴과 유사하게 몸속에 인슐린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인슐린 펌프 치료의 장점은 인슐린을 매일 주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정확한 양의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투약할 수 있고, 인슐린 공급 시간과 용량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식사시간과 인슐린 투여에 대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당뇨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경기고와 서울의대 및 대학원에서 내분비 및 대사학을 전공한 최 소장은 세계 최초로 인슐린 펌프를 만들었다. 처음엔 의사로서 당뇨 분야 치료에 몰입하다 보니 기존 치료법을 넘어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결과 이 기계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1979년 28세의 나이에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공급하는 인공췌장인 인슐린펌프를 개발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슐린 펌프가 첫선을 보인 지 43년이 지난 현재 모델이 십수 번 바뀌며 놀라운 기계적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포도당이 핏속에 흡수돼 온몸에 에너지원으로 운반됩니다. 이때 핏속에 있는 인슐린에 의해 포도당이 생명현상의 주역인 세포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뇨병은 인슐린 부족으로 포도당이 신체의 세포, 조직, 기관으로 들어가 쓰이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있어 고혈당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것보다 정상인과 같은 인슐린 분비 패턴을 맞춰주어 정상적인 대사과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게 최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슐린펌프 치료는 잘 먹으면서 혈당도 정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다르다. 특히 원인을 치료하기 때문에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준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지난 20일 당뇨병 환자 70여 명의 간증과 최신 당뇨 치료법을 정리한 신간 ‘당뇨환자들의 눈물과 환희’(하야BOOK)를 펴냈다.
“사람들은 인슐린펌프를 거대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슐린펌프는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간단하게 주머니나 옷에 인슐린펌프를 넣고 자신의 상태에 따라 인슐린 주입량을 달리해 넣는 것입니다. 이때 복부 피부에 아주 작은 미세한 바늘을 꽂으면 되기 때문에 어린아이도 쉽게 착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최 소장은 인슐린펌프 발명은 전 세계 수많은 당뇨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노벨의학상 감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가 회장인 세계 당뇨병 인슐린 펌프학회가 오는 8월 하순쯤 불가리아에서 열린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최 소장은 아내 염윤희(수일개발 대표) 권사와 충북 음성에 있는 새순교회를 10여 년째 섬기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 소장의 종증조부는 포사이트 선교사(1873-1918)의 영향을 받아 목회자가 된 20세기의 성자 최흥종(1880~1966) 목사다. 최 목사는 소록도, 애향원 등 한센병 환자들의 아버지로 불렸다. 그는 1914년 9월에는 평양신학교에 입학했고, 1917년에는 북문밖처소(후에 광주중앙교회 설립) 담임 전도사로 부임해 목회하면서도 광주나병원 일에 더욱 열심이었다.
최 소장의 조부(최창동 장로)와 부친(최현 집사)도 의사였고 자신과 아들(최형진)도 의사여서 집안 4대가 의사이다. 특히 그의 조부는 전남 함평 나산교회를 설립했고, 증조모 김필례 할머니는 서울 정신여고 설립에 참여한 신여성으로 기념비적인 인물이다.
지난 23일 최의원 진료실에서 만난 최 소장은 자신의 의료 슬로건 “당뇨병 환자에게 희망과 기쁨, 행복을 선사하자”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당뇨 환자들이 고통당하고 이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아왔기에 이를 고쳐주고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하여 주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명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의 충주와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최의원 진료실 벽에는 영문 사도신경 첫 문구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I belive in God)가 환자들의 시선을 모은다. 최 소장은 화·수요일은 충주 건국대병원, 목요일은 서울 양재 최의원에서 환자들을 돌본다.
글·사진=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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