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활동중단" 한마디..국민연금도 1400억 날렸다

송태화 2022. 6.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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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시장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방탄소년단(BTS)의 '팀 활동 잠정 중단' 발언 이후 140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대형증권사 엔터·미디어 담당 연구원은 "BTS라는 핵심 수익원의 활동 중단이라는 폭탄선언을 유튜브로 한 것은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소통을 다 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엔터산업은 물론 자본시장 전체 신뢰도를 훼손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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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지분율 6.62%, 3대주주 국민연금
BTS 발언 후 주식평가액 손실폭 ↑
커지는 '상장사 책임론'.."엔터기업 규정 필요"
그룹 방탄소년단 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3만9500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국내 증권시장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방탄소년단(BTS)의 ‘팀 활동 잠정 중단’ 발언 이후 140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 지분 6.62%(보유 주식량 273만9412주)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31.80%)과 넷마블(18.21%)에 이은 3대 주주다.

국민연금, BTS 발언 후 주식평가액 1465억원 ↓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하이브 주식 평가액은 3821억4797만원이다. 하이브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합세를 보이며 전날과 같은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BTS 회식 영상이 게시된 이후 하이브의 주가 폭락은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손실에도 즉각 반영됐다.

영상 게시 영향 반영되기 직전 5287억651만원이었던 국민연금의 하이브 주식평가액은 다음날 3972억1474만원으로 떨어졌다. 하룻새 13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14일 대비 현재 평가손실액은 1465억원을 넘어선다. 지난달 말 기준 평가액 6328억417만원 대비로는 2300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그나마 최근 하이브 지분율을 줄인 바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말 이후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지분변동상황을 보면 하이브 지분율은 기존 7.50%에서 6.62%로 0.88%포인트 줄었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12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만 소액주주도 비명…“상장사 책임의식 부족” 비판

이 같은 손실은 비단 주요 주주들에만 향하지 않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15만6685명에 달하는 하이브 소액주주들 역시 큰 손실을 경험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달 말 23만1000원 대비 이달 들어 40% 가량 떨어진 상태다. 올해 초 35만500원 대비로는 60%대 폭락이다.

하이브 뿐 아닌 주식 시장 전반이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완전체 활동 잠정 중단’을 언급한 BTS 발언 영상이 결정타가 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 BTS 만찬 발언 영상 공개 전 6조9812억원이었던 하이브 시가총액은 영상 공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 5조9962억원까지 감소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2조원 짜리 만찬이었다’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 측이 BTS가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 외에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상장사로서의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14일 영상이 수일 전에 촬영된 것이라면서 일부 내부거래자들이 활동 중단 사실을 먼저 안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대형증권사 엔터·미디어 담당 연구원은 “BTS라는 핵심 수익원의 활동 중단이라는 폭탄선언을 유튜브로 한 것은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소통을 다 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엔터산업은 물론 자본시장 전체 신뢰도를 훼손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산업이 성장한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엔터기업에 대한 명확한 공시 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영업이익 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BTS가 올해 콘서트를 재개하지 않는다면 하이브의 매출은 최대 3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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