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밤새 울었다"..맨손으로 흙 파며 생존자 찾는 아프간
22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규모 5.9 강진으로 25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피해 현장에 도달할 수 없다"며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 NPR 등에 따르면 지진이 강타하고 간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역은 23일에도 처참한 모습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피해 지역인 파크티카주(州) 가얀 지역에서는 구조대원들이 중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잔해를 파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파키스탄 인접 지역인 파크티카주는 산악 지대로, 산속에 자리 잡은 마을의 피해 규모가 더디게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도로가 심하게 훼손된 데다 폭우까지 쏟아져 외부의 구조 지원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 파크티카주 정보 책임자인 모하매드 아민 후자이파는 AFP통신에 "어젯밤 쏟아진 폭우로 인해 지진 피해를 본 지역에 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 진입을 시도하는 한 NGO 단체 구조대원 오바이둘라 바히르는 BBC에 "6월인데도 우박과 눈이 내려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통신 환경도 열악한 탓에 피해 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인은 BBC에 "피해 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아 이들의 안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사망자 수만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런 여건 탓에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들은 절망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가얀에 위치한 이슬람신학교 종교학자 자키울라 아탈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밤부터 아침까지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정부 헬기가 이 지역에 빵과 구호품을 떨어뜨리면서 이날부터 구호품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BBC는 20년 만에 발생한 치명적인 지진은 지난해 정권을 잡은 탈레반에게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이전에도 이미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 데다 아프간 인구의 93%가 극심한 기아로(UN 5월 보고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었다.
UN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10년간 지진으로 7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매년 평균 560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20년 만에 발생한 규모의 강진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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