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진자 비난에 'N번 확진자' 마녀사냥 반복되나..자진신고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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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자진신고자에 대한 비난으로 인해 코로나19 초창기 당시 확진자에 대한 '낙인'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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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자진신고자에 대한 비난으로 인해 코로나19 초창기 당시 확진자에 대한 '낙인'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국내 첫 확진자는 지난 21일 독일에서 국내로 귀국한 내국인 A씨다. A씨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겪었고 입국 당시에는 미열(37도)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A씨와 같은 항공편으로 입국한 승객 중 A씨의 앞뒤 대각선에 앉았던 8명을 중위험군으로, 다른 승객과 승무원 41명을 저위험군으로 분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A씨가 입국 직후 의심 증상을 곧바로 자진신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PCR검사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해 A씨가 원숭이두창 양성임을 확인, 대응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감염자에 대한 동성애 관련 추측성 비난이 퍼지면서 이같은 비난이 자칫 자진신고를 위축시켜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검역 단계에서는 발열 체크와 건강상태질문서 등의 방법만으로 해외 유입을 감시하는데,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데도 '낙인' 우려로 인해 검역 과정에서 증상을 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B씨는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공항 검역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증상이 있는데도 '증상 없음'으로 신고해 검역 과정을 통과했다. B씨는 입국 하루 뒤인 지난 21일 오전 부산에 있는 병원을 찾았고, 병원 측은 그날 오후 4시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로 신고 및 격리 조치했다.
코로나19 초창기 당시 확진자에 대한 비난과 사회적 낙인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상당했던 만큼 'N번 확진자' 비난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 2020년2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대구 시민을 코로나 원흉으로 낙인찍고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글이 잇따랐다.
지난해 6월 경기연구원의 '코로나19 팬데믹 1년 경과, 멘탈데믹 경고'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서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8.1%에 달했다.
한편 방역당국 역시 자진신고를 독려했다. 22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기존 검역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서 좀 자발적으로 신고를 해주십사 당부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으로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발생국가 입국자에 대해서는 검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원숭이두창 발병률이 높은 국가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해당 지역 입국자에겐 검역 대응을 높이고, 필요 시 입국자 출국 또는 입국 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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