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세계 2위 경제대국.. 日은 어쩌다 가난한 나라가 됐나

김남중 2022. 6. 2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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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연간 실질임금 데이터를 보면, 일본은 3만8515달러로 미국(6만9392달러)의 55.5%에 불과하다.

이제 일본은 임금수준에서 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2020년 일본은 4만146달러로 미국의 6만3415달러에 비해 63.3% 수준이다.

"미국 수준이던 일본은 이제 한국 수준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만일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일본은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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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랩콘스튜디오, 284쪽, 1만6000원
일본 외환 중개업체 가이타메닷컴 직원들이 지난 13일 도쿄의 딜링룸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보며 일하고 있다. 이날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5.22까지 치솟아 엔화 가치가 외환위기 시절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쿄=연합뉴스


202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연간 실질임금 데이터를 보면, 일본은 3만8515달러로 미국(6만9392달러)의 55.5%에 불과하다. 유럽 국가들의 60∼80% 수준이고, 한국(4만1960달러)보다도 낮다. 이제 일본은 임금수준에서 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보자. 2020년 일본은 4만146달러로 미국의 6만3415달러에 비해 63.3% 수준이다. 20년 전인 2000년에는 미국 3만6317달러, 일본 3만9172달러로 일본이 8% 정도 높았다. 2000년에서 2020년 사이 일본의 1인당 GDP는 1.02배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같은 시기 한국은 2.56배 늘어났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업화에 성공한 국가이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다. 아직도 그렇게 믿는 일본인이 많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 수준이던 일본은 이제 한국 수준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만일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일본은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은 일본 경제학계의 석학이 착각 속에 살아가는 일본인을 향해 울리는 경고음이다. 올해 초 일본에서 출간돼 논란을 일으켰다. 저자 노구치 유키오는 경제관료 출신으로 도쿄대와 와세다대 교수 등을 거쳐 현재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급격하게 가난해졌다” “엔저는 마약이다” “일본 정부가 말하는 2% 성장은 불가능하다” “일본의 1인당 GDP는 2030년 무렵에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다. 이때가 되면 일본을 더는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된다” 등의 주장을 펼친다.


일본경제의 문제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장기 침체다. 그런데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9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고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도 악화되지 않았다. 일본 안에서만 보면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국제적인 비교를 동원해 지난 20년간 일본의 경제력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일본인이 얼마나 가난해졌는지 보여준다. 특히 미국 한국과 자주 비교한다.

저자는 “일본에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은 임금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며, 임금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생산성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일본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단도 대안도 명쾌하고 어려울 게 없다. 진짜 문제는 일본 정부에 있다. 자민당과 민주당 정부를 막론하고 성장률을 높이는 대신 엔저라는 마약만 처방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돈을 풀어 환율을 엔저로 유도하는 아베노믹스를 유지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덩달아 주가가 상승한다. 그러니 신기술 개발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임금 역시 상승하지 않는다. 저자는 “지금처럼 엔화 약세에만 기대는 정책에서 하루빨리 탈출하는 길만이 일본이 재생하기 위한 첫걸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고성장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2% 성장이 실현되리라 가정하지만 저자는 실제로는 1%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곤 일본인을 향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지금 상태에서는 일본이 G7 국가에 적합한지 재논의가 이루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G7의 아시아 대표를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교체한다는 제안이 나온다고 가정할 때, 일본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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