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에 원재료 비용 부담 가중된 식품업계.. 가격 인상 카드 또 꺼내나

구은모 2022. 6. 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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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장중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 불안정성이 심해지면서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음식료 소재 및 가공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의 일부를 전가하기 시작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가격 인상만으로 이를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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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00원 넘는 등 외환 불안정성이 심해져
원·부재료 수입 비용 부담 가중돼
가격 인상만으로 비용 상쇄 어려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장중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 불안정성이 심해지면서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던 와중에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며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오전 장중 1300원을 넘어 1302원까지 치솟았다. 전날보다 1.9원 오른 1299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9분 1300원을 넘은 뒤 매분 연 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에 도달한 건 2009년 7월14일 이후 12년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부재료 수입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식품업계로서는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음식료 업종의 화두는 단연 원·부재료 상승에 따른 비용에 집중돼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에 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은 국제 곡물가격이 추가 급등하는 계기가 됐다. 국제곡물 선물가격이 원재료 투입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지 약 6개월의 시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두 국가의 지정학적 분쟁이 야기한 추가 가격상승 영향은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포장재 등 부재료 가격, 추가적으로 운임 및 인건비 부담 확대 등까지 맞물리며 업종의 비용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입장에서 최근의 환율 상승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미국 금리와 원자재 시세 등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도 “수출 비중이 높아 상쇄가 가능한 상황이긴 하다”면서도 “지금 같은 환율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의 수출국 입장에서도 수입물가가 오르는 것이니 마냥 좋아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조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으로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국내 주요 음식료 소재 및 가공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의 일부를 전가하기 시작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가격 인상만으로 이를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영업실적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미 진행된 제품의 가격인상에 비용 상승분과 관련된 부담을 일부 녹여낸 상황이지만 최근 흐름을 감안할 경우 올해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피해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고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선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촌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곡물의 수입 단가 10% 상승은 가공식품 가격 3.4%의 상승을 초래한다”며 “현재의 원가 수준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 수익성 방어를 위해선 소재는 20% 내외, 가공식품은 10% 내외의 추가 판가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등 가격협상력을 가진 제품을 보유한 업체는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통해 원가상승분을 상쇄하거나 그 이상의 수익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체제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에 따라 소비가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을 보유한 업체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은 현재 한국·베트남 지역에서 가격인상 없이 시장성장을 크게 상회하는 물량성장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물량과 매출 모두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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