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유럽 '탄소중립' 시험대..IEA "원전 가동 유지를"

박병희 2022. 6.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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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에 봉착한 유럽 각국에서 탄소 중립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석탄화력 재가동을 선언한 독일에서는 폐쇄하기로 했던 원전의 수명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가스 전면 공급 중단 가능성을 경고하며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A는 22일(현지시간) 유럽이 에너지 공급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전 가동 유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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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비롤 IEA 사무총장 "러 가스 수출 올겨울 전면 중단 대비책 마련을"
린드너 獨재무장관 "원전 3기 수명 연장 반대 안해" 탈원전 보류 가능성 언급
녹색당·원전 운영업체는 반대 입장..우크라 전쟁 변수에 獨정부 선택 기로에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에 봉착한 유럽 각국에서 탄소 중립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석탄화력 재가동을 선언한 독일에서는 폐쇄하기로 했던 원전의 수명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가스 전면 공급 중단 가능성을 경고하며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A는 22일(현지시간) 유럽이 에너지 공급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전 가동 유지를 촉구했다.

페이스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올겨울 가스 수출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에 가스 수요 감축과 원자력 발전소 가동 유지 등 대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전날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폐쇄가 예정된 원전 3기의 수명 연장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 보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장기적인 탈원전 계획을 세웠다. 가동 원전 수를 단계적으로 줄였고 현재 남아있는 원전은 3기에 불과하다. 남은 3기도 올해를 끝으로 가동을 중단해 탈원전 정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전 없이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린드너 장관이 에너지 공급량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에 원전 가동을 지속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지난주 유지 보수를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을 크게 줄였다.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60% 가까이 줄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 정부는 가스프롬 발표 직후인 지난 19일 석탄화력 발전소 재가동 긴급 법안을 마련했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부 장관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린드너 장관의 주장대로 독일이 탈원전 정책을 보류하고 원전 수명을 연장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현재 독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이 반대하고 있다. 녹색당의 탈원전·탈석탄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린드너 장관은 베를린 콘퍼런스에서 2035년 내연기관차를 퇴출키로 한 유럽의회의 결정에 반대한다고도 말했는데 녹색당 소속의 슈테피 렘케 환경부 장관은 곧바로 유럽의회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반박 입장을 밝혔다.

석탄 화력발전 재가동을 발표한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장관도 석탄 발전 재가동은 임시 조치일 뿐임을 강조하며 2030년 석탄 퇴출 방침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베크 장관은 녹색당 공동 대표다.

여론도 녹색당에 우호적이다. 최근 녹색당 정당 지지율은 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사회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르며 연정 내에서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원전 운영업체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탈원전 계획에 따라 원전 가동 중단 계획을 진행해왔고 현재 이를 되돌리는 것은 기술적, 비용적인 측면을 감안했을 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뮌헨 인근의 ‘이사르 2’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 최대 에너지기업 에온의 레오 번바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한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원전의 미래는 없다"며 계획대로 올해 말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정부 몫이고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비롤 IEA 사무총장의 예측대로 러시아가 아예 가스 공급을 차단한다면 독일 정부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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