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대통령 나토 참석은 글로벌 중추국가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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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는 서구사회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해 나토 30개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과 함께 당면한 글로벌 안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나토 정상회의 참여가 누구의 편을 든다거나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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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는 서구사회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다. EU가 유럽의 통합 방안이 입안되고 정책이 실행되는 곳이라고 한다면, 나토는 안전보장에 특화돼 있는 기구다.
이미 EU의 핵심 협력국 지위에 있는 한국은 이번에는 나토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았다. 우리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해 나토 30개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과 함께 당면한 글로벌 안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첫 해외 순방을 보면 대체로 동맹국과의 양자 방문이 많았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가 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의 문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나토는 유럽과 북미지역의 집단방위 기구지만, 유럽 안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당장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렇다. 유럽대륙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유가, 에너지와 식량 수급, 공급망 등 우리와 관계되지 않는 게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니더라도 세계의 안보는 이미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인공지능(AI), 사이버 기술을 악용한 거짓 정보 유포, 기후 변화 등 초국경적 신흥 위협은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과 지역을 넘어 누구나 타깃이 될 수 있다.
유럽의 안보를 유럽대륙에서만 지킬 수 없고, 아시아의 안보를 지역 국가들만의 협력으로 지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 참여가 누구의 편을 든다거나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토정상회의는 ‘자유’ ‘인권’ ‘평등’ 등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정상 간 유대를 강화하고 협력의 기초를 다지는 데도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이미 주요 나토 동맹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이나 아태 지역의 평화 증진을 목적으로 한 정상 차원의 협의들이 준비되고 있다.
나토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공고한 군사·안보 플랫폼이다. 안보 위해 요인 자체가 글로벌화하면서 나토도 아태지역 파트너와의 협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브뤼셀에서 개최한 나토 정상회의에 제출한 ‘나토 2030’ 보고서에서 나토가 급변하는 국제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태지역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우리를 포함한 아태 파트너 국가들을 초청한 것도 이런 권고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온 우리로서는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나토와의 협력관계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한국을 고질적인 안보 위해 요인 속에서도 끝임 없이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 대한 기대가 크고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우리의 기여와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나토정상회의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증진시켜 나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윤순구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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