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엑스터시 불법 사용, 하수처리장서 추적한다

한성주 2022. 6. 23. 09: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 자료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2차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하수역학 기반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폐기된 마약류의 하수 유입 가능성, 강우량 등의 변수로 일부 한계가 있으나, 수사·단속기관의 적발 외에 실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의의가 있어 호주와 유럽연합 등에서도 활용 중인 조사기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됐다. 식약처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생활 속 마약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내에서 사용‧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사용추세를 파악할 목적으로 앞서 2020년 4월부터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조사의 주요 내용은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인구추산법 조사 △결과분석 및 활용방안 연구 등이다. 지난 1차 조사 당시에는 전국 5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연 4회 조사하는 정기조사만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2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연 4회 정기조사하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산업·항만·휴양 지역 13개 하수처리장을 일주일 이상 조사하는 집중조사를 도입했다.

불법 마약류와 대사체 16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기조사와 집중조사에서 검출된 마약류 성분의 종류와 양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집중조사 지역 중 산업·항만 지역의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엑스터시(MDMA) 사용 추정량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기조사 대상 2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에서 메트암페타민은 2020년에 이어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습니다. 이외에 엑스터시는 21개소, 암페타민은 17개소, 코카인은 4개소에서 검출됐다. 집중조사 대상 13개 하수처리장에서는 모두 메트암페타민이 검출됐다. 엑스터시는 9개소, 암페타민은 8개소에서 검출됐다.

이번 조사 결과 대표적인 불법 마약류인 메트암페타민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23mg으로, 전년도 동일지역 평균 약 21mg보다 약간 증가했다. 다만 이는 호주(약 730mg)의 약 3.1%, 유럽연합(약 56mg)의 약 41% 수준이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0.6mg으로, 2020년의 1000명당 약 0.3mg보다 다소 증가했다. 호주(약 400mg), 유럽연합(약 273mg)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차 조사에서는 정기조사 대상인 대규모 하수처리장 주변 지역에 대한 적정한 인구추산법은 상주인구로 조사됐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집중조사 대상인 산업·항만·휴양 지역에 대한 적정한 인구추산법은 실제하수처리인구로 조사됐다.

상주인구는 1, 2차 정기조사 대상에서, 실제하수처리인구는 집중조사에서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 분석 등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에 적용됐다. 참고로 다음 3차 조사에서는 중·소도시와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인근 지역의 특성에 적합한 인구추산법을 연구하고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보다 정확한 불법 마약류 사용량 추정을 위해 지역별 특성과 시기 등을 세분화하고, 이를 반영한 인구추산법에 대한 연구도 지속해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기법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데이터베이스화해 누리집으로 구축된다. 마약류 수사·단속 기관에 제공하고, 대국민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참고로 호주에서는 국가 차원의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분석 결과를 △불법 약물 공급 차단 △수사·단속 대상 물질과 지역 선정 등에 활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 마약·마약중독모니터링센터(EMCDDA)를 주축으로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분석을 상시 운영해 인구 단위 마약류 사용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다음 조사에서도 정기조사를 계속 추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결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약류 수사·단속 관계기관과 협의해 집중조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이 사업이 국내 마약류 조사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사를 수행해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마약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