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 고도 난청 유일한 해결책인데.. 연령·개수에 발 묶여 지원 한계"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2. 6. 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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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톡톡] 오승하 서울대병원 교수
청각 임플란트 '인공와우'
영아부터 노인까지 필요 대상자 多
한정적 급여, 성인은 한쪽만 해당
수명 있음에도 교체 1회만 지원
선진국선 평균 5년 주기로 받아
인공와우 외부기기 급여정책
환자 삶의 질 높이는 방안 결정을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는 “고도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가 사실상 유일한 치료 대안임에도, 부족한 지원으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국내 난청 환자 수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계속해서 늘고 있다. 총 환자 수만 60만명 이상(2019년 기준)으로 추정되며, 고령화 속도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난청을 겪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고도 이상의 감각 신경성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가 청력을 제공하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제한적인 급여 적용으로 인해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를 만나 난청 치료의 중요성과 함께, 인공와우 급여 확대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인공와우란 무엇이며 어떤 환자에게 필요한가?

"인공와우는 청각 임플란트로, 달팽이관에 삽입되는 내부장치(임플란트)와 소리를 임플란트로 전달하는 외부장치(어음처리기)로 구성됐다. 수술은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수술 후에는 귀에 걸거나 귀 위에 부착하는 작은 어음처리기로 소리를 듣게 된다. 어음처리기가 소리를 포착해 전극으로 보내면 전극이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는 원리다. 청력 손실 90㏈(데시벨) 이상의 고도 난청으로 인해 보청기, 증폭기 등 청각 보조도구를 착용했음에도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0세 이상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에서 수술이 가능하다. 이들에게는 사실상 인공와우가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대안이다."

―많은 환자에게 인공와우가 보급되고 있나?

"인공와우가 필요한 대상자에 비해 실제 보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현재 급여 체계의 영향이 가장 크다. 많은 수술 비용이 발생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이 급여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다보니,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국내 인공와우 급여 적용 대상은?

"1세 미만 아이는 양측 심도 이상 난청환자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 착용에도 청각기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 1세 이상~19세 미만은 양측 고도 이상 난청인 동시에 최소 3개월 이상 보청기 착용과 집중교육에도 청각기능 발달이 진전되지 않는 경우 급여 적용 대상이 된다. 19세 이상 성인 역시 양측 고도 이상 난청환자로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단음절어에 대한 어음변별력이 50% 이하 또는 문장 언어평가가 50% 이하인 경우 급여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문제는 성인도 소아처럼 양이 듣기가 매우 중요함에도 일측 귀에 한해서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양이 듣기가 중요한 이유는?

"소리는 두 귀로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하게 들을 수 있다. 한 쪽으로만 소리를 들으면 소리의 방향성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는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또 평소 소리를 들을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다보니, 뇌가 지치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진다."

―외부장치(어음처리기)를 추가할 경우 1회만 급여가 가능한데?

"인공와우의 외부장치는 보청기나 핸드폰과 같은 전자 기기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오래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기능과 편의성이 향상되는 만큼 꾸준히 새 제품으로 교체·사용할 필요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이식 후 추가 1회에 한해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기능 문제를 떠나 기존 제품이 단종 돼 수리가 불가능하고 파손·분실한 경우에도 1회 지원을 받은 뒤에는 모든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보청기는 5년에 한 번씩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해외는 어떤가?

"미국·일본·독일·호주·캐나다·홍콩 등 선진국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양이의 중요성을 인지해 성인에게도 양이 인공와우 이식에 대해 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영국 역시 유동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체계를 개편한 상태다. 외부장치를 추가 교체할 때도 대다수 선진국은 평균 5년을 주기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합리적인 예상 사용기간·수명'을 5년으로 규정하고 이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교체 비용을 지원하며, 네덜란드·캐나다·벨기에 등과 같이 3년마다 지원하는 국가들도 있다."

―급여 체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면?

"현 제도대로면 환자가 19세 이상 성인이 됐을 때 남은 일측 귀에 대한 수술 비용은 온전히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 추가 요양급여를 받은 뒤 외부장치를 분실했을 때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단순히 연령이나 개수만으로 지원 기준을 정하지 말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인공와우 외부기기 급여정책 토론회가 열리는데?

"6월 14일 인공와우 급여 정책과 관련해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입안자들에게도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토론회를 연다. 실제 사용자들의 어려움을 들어봄으로써 현재 기준을 재검토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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