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급식' 업체, 식품안전기준 부적합..74개교에 김치 납품
최근 서울 고교 급식에서 잇따라 개구리 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문제가 된 업체들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평가에서 부적합 처분을 받았다. 교육 당국은 업체와 학교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급식 이물질이 검출된 학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 2곳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평가에서 1차 부적합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당 품목 제조를 15일 간 정지하고 제품 전량을 회수 및 폐기하게 됐다.
업체도 학교도 발견 못 해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여고 급식으로 나온 열무김치말이국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서울 강서구의 여고 급식에 나온 열무김치에서 잘린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업체와 학교 모두에 원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강서구 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는 원재료에 들어간 개구리를 절임, 세척, 탈수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역시 식재료를 검수하고 용기에 담는 동안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이 업체에 대해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제재를 요청해 지난 4일부터 이달 말까지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 자격을 제한했다. 또 이물질이 나온 고교는 업체에 83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중구 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에 대해선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 관계자는 “열무김치말이국수에는 다른 부재료들이 들어있어 개구리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논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서울시의 74개 학교와 계약했는데 이 중 11개 학교에 사건 당일 열무김치를 납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물질이 발견된 학교를 포함해 2곳과 계약을 해지했고 나머지 72곳은 행정처분 될 때까지 계약을 유지한다.
서울시교육청, 과대 학교 급식실 분리 검토
개구리가 나온 강서구 고교는 주변 3개 학교와 함께 급식을 공동 운영한다. 시교육청은 조리실 1곳에서 4개 학교 급식을 만들면서 업무량이 많아 이물질을 걸러내기 어려웠다고 보고 있다. 교육청은 공동 급식 인원이 3000명이 넘을 경우 급식실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대 학교 급식실에서는 이물질이나 식중독 사고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다. 또 지자체 행정 처분에 따라 부적합 납품업체 명단은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업체 관리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검수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양 교사가 입고된 식품을 검수하지만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일부만 검수한다는 것이다. 보건진흥원 관계자는 “학교 검수, 배식 단계에서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에는 밀봉된 완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온 거라 업체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급식 열무김치에서 이물 사고가 반복되자 서울시교육청은 여름방학 전까지 모든 학교 급식 메뉴에서 열무김치를 배제하도록 했다. 또 교육부 주관으로 전국 시도교육청 및 식약처와 함께 이번 여름방학 전까지 김치 납품 업체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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