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징계 결정 존중" 윤리위 결정 힘 실은 비대위

재심 신청은 당연한 권리
원론적 입장
처럼회 해체 등 불씨는 남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당 윤리심판원이 최강욱 의원에게 내린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와 관련해 “당 윤리심판원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이를 두고 갈등이 노출되는 행위도 자체해줄 것을 촉구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는 개인적 소회가 있으나 윤리심판원의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 징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좀 센 것 같다"고 밝혔으나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바꿀 수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는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이 문제로 당내 구성원들이 왈가왈부하며 분란을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이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 징계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낸 일부 의원을 향해서도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 개인적 판단을 달리할 수 있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며 지지자 격돌로 이어지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21일) 정청래·안민석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SNS를 통해 최 의원을 옹호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중앙당 윤리심판원 위원인 김회재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재심 신청은 의례적으로 징계받은 사람들의 권리고 그 부분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심으로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재심을 해봐야 아는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 당직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김남국 의원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 윤리위원회는 해당 사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최 의원은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안팎에선 최 의원의 징계를 계기로 최 의원이 속한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를 향한 쇄신론에 힘이 쏠리고 있다. ‘처럼회 해체론’에 포문을 연 것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던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최 의원에 대한 징계 발표 이후 SNS를 통해 "처럼회는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해체하라"고 했다.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각각 모임을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처럼회를 향한 해체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다만 모임 해체를 놓고선 의원들간의 시각이 갈린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처럼회’를 포함해 의원들의 모임이 가치나 명분을 상실하고 이익공동체처럼 변질되는 경향이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텔방(텔레그램방)에 있는 모든 모임에서 나올까 고민하는 의원들이 상당수다”고 했다. 반면 또다른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처럼회’가 없어지면 대한민국에서 검찰권력을 견제할 유일한 조직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해체’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 해체하더라도 다른 이름으로 또다른 모임이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