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IS] 가요계 학폭 논란, 양동화 퇴출한 ATBO 보고 배워야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떠오르는 연예계 학교폭력 논란 속에서 그룹 ATBO가 좋은 선례를 남겼다.
꾸준히 제기되는 학교폭력 논란 속에서 최근 사실 확인을 통해 최근 멤버 양동화를 퇴출하기로 한 ATBO의 결정이 가요계에 좋은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다.
ATBO는올여름 데뷔를 앞둔 IST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그룹. 카카오TV와 MBN에서 방송된 웹 예능 프로그램 ‘디 오리진 - A, B, 오아 왓?’을 통해 선발된 멤버들로 구성돼 올여름 데뷔를 목표로 꾸준히 준비해오고 있었다.
이들에게 시련이 닥친 건 이달 중순.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양동화가 중·고등학교 시절 담배를 피우고 화장실 문을 주먹으로 치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했다는 글이 퍼졌다. 글쓴이는 “양동호란 사람이 이런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을 거란 상상도 못 했다”면서 학교 폭력 의혹이 있는 사람이 아이돌 스타로 데뷔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소속사의 대처는 단호했다. 데뷔가 말 그대로 코앞인 상황에서도 IST엔터테인먼트는 사실 여부를 확인, 양동화가 학창시절 미성숙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친구들을 상처 입혔던 일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양동화로 하여금 직접 과거의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실 이전까지는 이 정도 조치까지 하면 데뷔를 강행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당사자와 만나 사과를 한 것으로 과거의 일이 모두 해소됐다는 판단 착오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이후에도 계속해서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거나 제2, 제3의 피해자가 등장해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역시 왕왕 있어왔다.
결국 양동화는ATBO데뷔와 활동에 함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고, 소속사를 통해 “ATBO로서 데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안을 통해 따끔한 질책을 받고 이후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후 ATBO는원빈을 새로운 멤버로 발탁하고 다시 데뷔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 사례는 이들보다 몇 달 앞서 데뷔한 그룹 르세라핌 멤버 김가람과 대비돼 더욱 눈길을 끈다.
김가람의 경우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데뷔를 강행했다. 소속사인 쏘스뮤직 측은 김가람이 학교폭력대책자치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5호 처분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난 뒤에도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학폭위를 요청하면서 피해를 본 친구를 위해 나선 김가람이 가해자로 지목된 사건”이라며 논란은 오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오랜 시간 데뷔를 위해 준비한 멤버를 논란만으로 그룹에서 방출시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룹에서 멤버 하나가 빠진다는 건 그냥 사람 하나가 없어지는 정도의 일이 아니다. 노래도 다시 녹음해야 하고 안무 동선도 다시 짜야 하며 앨범 화보를 비롯해 수많은 콘텐츠를재제작해야한다.
하지만 일단 데뷔를 하고 인기를 얻으면 아이돌 스타들은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연예인이 청소년이 선망하는 직업 1순위에 꾸준히 드는 현재 아이돌 스타들이 가진 파급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특히 TV 등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노출되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계속해서 가해자를 봐야 한다는 점에서 스타들의 학교폭력 이력은 2차 가해로 이어지는 걸 피하기 어렵다.
르세라핌 김가람의 경우 학폭위 5호 처분이라는 명백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소속사가 결백과 오해라고 주장하며 대중과 날을 세운 상황. 학폭위 결과가 오해와 음해에서 비롯됐다는 이 같은 주장은 학폭위를 책임진 교육 당국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도 학교폭력 논란을 부인하던 스타들이 뒤늦게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몇몇 있었다. 관련 의혹을 가진 멤버를 그룹에서 배제하고 사과한 IST엔터테인먼트의 결정은 어쩌면 장기적으로 더 큰 리스크를 예방한 것일 수 있다. 명확한 사실 확인과 그를 통한 인정과 사과. ATBO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모범 답안으로 남게 됐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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