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최선이 되는 진료 위해.. 로봇수술 끊임없이 고민·연구"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2. 6. 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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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톡톡_ 전성수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로봇수술 도입 17년 만에 年 4만건
의사, 더 세밀하고 정확한 수술 가능하고
환자, 통증·합병증 적고 회복 빨라 '장점'
전립선암 수술의 경우..
개복수술 땐 장담 못 했던 성기능
로봇으로 최대 70%까지 유지 가능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여러 진료과 경험 공유하며 교육·트레이닝
작년 수술 2700여 건 '세계적 수준'

로봇수술이 국내에 들어온 지 벌써 17년째다. 그동안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첫 해 17건에서 약 4만건(2021년 기준)으로 늘었다. 가히 폭발적이다. 수요에 발맞춰, 국내 주요 종합병원들은 로봇수술 기기를 빠르게 도입했다. 특히 일찌감치 로봇수술을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은 로봇수술센터를 개설해 전문적인 운영에 앞장서고 있다. 로봇수술은 기존 개복, 복강경 수술보다 정확도가 높고, 흉터와 통증이 적다는 장점 덕분에 성공적으로 도입됐는데, 실제로 수술 이후 성과도 좋았을까? 그간 쌓인 데이터와 현장의 느낌을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전성수 교수(비뇨의학과)에게 물어봤다.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전성수 교수가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국내 로봇수술 현황은 어떤가?

“많이 사용한다. 2005년 국내에 처음 로봇수술이 도입됐을 땐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이후 많은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첫해인 2005년도에는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약 17건 시행됐지만, 2014년도에는 8840건, 2021년 기준 약 4만건 시행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008년도에 암병원 개원과 함께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했고, 지난해에 로봇수술센터를 열었다.”

―삼성서울병원이 로봇수술센터를 개설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과에서 다양한 수술이 로봇수술로 진행된다. 서로 축적된 경험을 공유해 전공의, 전임의들의 교육, 로봇수술 트레이닝, 연구 등을 함께 하고자 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로봇수술 건수가 해마다 10~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작년에는 약 2700건을 시행했다.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비뇨의학과만 따지면 국내 비뇨의학과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로봇수술 장점은?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주로 하다가 점점 복강경 수술이 많아졌다. 복강경 수술은 상처와 출혈이 개복수술보다 적다. 피가 덜 나면 시야가 깨끗해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르다. 로봇수술에는 복강경 수술의 장점에 또 다른 장점이 추가된다. 기존 복강경 수술을 긴 젓가락으로 하는 수술이라고 비유하면, 로봇수술은 젓가락 대신 로봇 팔을 넣어 마치 사람 손처럼 움직이는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 수술에 필요한 도구가 달린 7~10㎜ 정도의 가는 기구가 수술 부위로 들어가 의사 손처럼 움직인다. 실제 손목보다 넓게 움직일 수 있어 더 자유롭게 수술할 수 있다. 의사는 선명하게 10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보면서 로봇을 조정하며 편하게 수술할 수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 시 2차원이라 깊이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실제로 치료 성적도 다른 수술보다 좋은 편인가?

“비뇨기과 의사로서 전립선암 수술을 예로 들겠다. 전립선암은 로봇수술이 가장 먼저 도입된 분야이자, 가장 많이 시행되는 분야다. 암 치료 결과는 일반적인 데이터상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이 동등하다. 그러나 로봇수술이 최소한의 부위만 절제하므로 더 낫다고 생각한다. 수술 후 합병증은 로봇 수술이 확실히 적다. 수술 후 가장 큰 문제가 요실금인데, 과거에는 요실금 때문에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못했다. 로봇수술을 하면 1년이 지난 뒤 약 90%가 회복된다. 성기능도 로봇수술을 받았을 때 훨씬 잘 보존된다. 전립선은 성기능과 관련된 신경이 뇌에서 음경까지 가는 길에 있다. 굉장히 얇은 신경이 전립선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을 넓게 수술하면 그 주변 신경도 다 제거된다. 과거 개복수술을 할 때는 그 신경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암이 전립선 안에만 있다고 판단되면, 주변 신경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수술 전 성기능이 거의 정상에 가까웠다면 로봇수술로 높게는 약 70%까지 성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로봇수술을 어떤 질환에 적용되고 있나?

“현재 로봇수술은 비뇨의학과, 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임상과에서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 수술에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립선은 몸속 깊숙이 있어 수술 범위가 제한되지만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외과에서 로봇수술 도입에 적극적이었고, 갑상선암 수술에 제일 먼저 사용됐다.”

―로봇은 어떻게 발전해가고 있는가?

“가장 먼저 나왔던 다빈치 S 기종에서 다빈치 Si 기종으로 넘어가면서 화질이 크게 좋아졌다. 이후 다빈치 Xi 모델에서는 로봇팔이 더 가늘어지고, 이전 아날로그 화질에서 디지털 화질로 바뀌면서 더 선명해졌다. 또한, 로봇 자체의 크기가 작아져서 설치가 편해졌고 더 자유로운 수술이 가능해졌다. 가장 최신 모델인 다빈치 SP 기종은 단일공 수술이 가능하다. 구멍 하나에 최대 3개의 기구와 1개의 카메라가 들어간다. 과거에는 1㎝짜리 구멍을 여러 개 내야 했다면, 이 모델로 수술받으면 2.5㎝짜리 구멍만 내면 된다. 배꼽을 이용할 수 있다면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앞으로 좋은 기구들이 계속 나올 것이고, 의사들은 그 기능에 맞게 어디에 이용할 것인지 고민해서 많은 분야에 적용할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으로서 가진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로봇수술은 첨단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고, 환자에게 최선이기 때문에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센터의 명칭은 로봇수술센터이지만 최첨단 로봇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고, 최선의 진료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최선의 진료를 하는 데 있어서 로봇의 도움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그 외에 다른 고려할 사항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며 최선의 진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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