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제가 망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일 잘나가더라고요' 인테르의 운수대통 여름

김정용 기자 2022. 6. 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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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인테르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인테르밀란은 모기업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 팀이었다. 그런데 지난 1년을 잘 버틴 데 이어, 올여름에는 오히려 우승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쏟아지는 행운을 잘 활용한 덕분이다.


인테르는 중국의 모기업 쑤닝 그룹이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국영기업화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 지원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이적료 수입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 가장 비싼 선수들인 로멜루 루카쿠(첼시)와 아슈라프 하키미(파리생제르맹)를 팔았다. 그 대체자인 에딘 제코, 덴절 뒴프리스가 비교적 싼 몸값에도 불구하고 대체자 역할을 잘 해 준 덕분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단 한 계단 떨어진 2위를 차지했다.


올여름에도 자금 투입은 없다. 돈을 벌어야 한다. 인테르의 이적시장 목표는 선수를 팔아 6,000만 유로(약 818억 원)를 벌고, 연봉 총액을 10~15%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선결과제인 감독 재계약부터 진행했다. 지난 시즌 좋은 지도력을 보여준 시모네 인차기 감독과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었는데,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2024년까지 늘리는 재계약이 성사 단계다.


행운은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연달아 찾아왔다. 먼저 1년 전 첼시에 팔면서 1억 1,500만 유로(약 1,569억 원) 수익을 냈던 루카쿠를 임대로 다시 데려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루카쿠는 반년 넘게 첼시에서 불행하고 인테르로 가고 싶다며 고집을 부렸는데, 놀랍게도 루카쿠 뜻대로 되어가는 분위기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이 루카쿠를 쓰지 않을 거라는 보도 후 어차피 갈 곳은 인테르뿐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차렸는데, 1년 임대의 대가로 인테르가 제시한 건 보너스 포함 고작 700만 유로(약 95억 원)였다. 결국 1,000만 유로(약 136억 원) 정도에 임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카쿠는 인테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받겠다며 연봉도 대폭 삭감할 뜻을 밝힌 상태다.


또 한 명의 스타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 역시 상상 이상으로 싼 몸값에 영입 가능할 전망이다. 디발라는 앞서 유벤투스에서 연봉 700만 유로를 받고 있었는데, 구단이 제시한 800만 유로(약 109억 원)와 보너스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줄다리기 끝에 자유계약 대상자(FA)가 될 것을 택했다. 그런데 디발라 같은 스타를 이적료 없이 영입할 기회가 왔는데도 빅 클럽들이 하나같이 미온적이다. 현재로선 디발라를 영입할 팀이 인테르만 남았다. 인테르가 오히려 디발라보다 우위에서 연봉협상을 할 수 있는 상태다. 인테르는 유벤투스에서 받던 것보다 한 푼도 오르지 않은 700만 유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 건이 모두 성사된다면, 인테르는 이적료 지출을 고작 1,000만 유로 정도만 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싼 연봉으로 루카쿠와 디발라라는 특급 영입을 두 건이나 해내는 셈이다.


여기에 33세지만 아직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AS로마와 계약을 마치자 재빨리 접근했다. 2년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약스의 주전 골키퍼였던 안드레 오나나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오나나는 지난 2021년 금지약물이 소변에서 검출돼 9개월 자격 정지를 받았고, 이후 아약스를 떠나기로 했다. 일찌감치 물밑에서 접근해 있던 인테르가 이미 계약에 합의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주전 사미르 한다노비치는 월드클래스 골키퍼지만 38세 노장이라 장기적 대체자가 필요하다. 오나나의 활약에 따라 장기간 백업으로 기용할 수도 있고, 한다노비치 이후 주전으로 쓸 수도 있는 선수다.


인테르가 돈을 쓴 선수들은 유망주들이다. 엠폴리의 20세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아슬라니, 칼리아리의 22세 윙백 라울 벨라노바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벨라노바는 이반 페리시치가 토트넘으로 간 자리를 간접적으로 메우기 위한 영입이다.


두 유망주, 그리고 이미 임대로 데려왔던 호아킨 코리아의 이적료를 제외하면 지출이 거의 없는 셈이다. 코레아의 경우 영입 즉시 다른 팀으로 보내 지출을 상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선수 방출을 팔아 큰 돈을 버는 작업도 현재까지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홋스퍼가 거액에 노렸던 센터백 알레산드로 바스토니는 잔류가 유력해졌고, 대신 다른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PSG로 이적할 것이 유력하다. 이적료가 최대 8,000만 유로(약 1,093억 원)까지 거론된다. 대체자로 토리노의 글레이송 브레메르, 피오렌티나의 니콜라 밀렌코비치 중 더 싼 선수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준수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안드레아 피나몬티를 판매할 계획이다. 더이상 인테르에서 경쟁하기 힘든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를 비롯해 노장 아르투로 비달, 알렉시스 산체스, 안드레아 라노키아 등을 정리해 연봉 지출을 아끼고 젊은 팀으로 체질 개선을 한다. 노장 수비수 알렉산다르 콜라로프는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우승팀 AC밀란은 미국계 투자회사 레드버드가 인수했지만 여전히 긴축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라 인테르보다 선수단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폴리는 상징적 선수였던 로렌초 인시녜가 떠났고, 유벤투스의 경우 폴 포그바 영입이 유력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4위에 그친 바 있어 단숨에 우승 경쟁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다른 팀들의 흔들리는 상황조차도 인테르의 행운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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