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억 이하 아파트 어디에? 100채 중 고작 8채..노원·구로·도봉 몰려

정다운 2022. 6.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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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저렴한 매물이 실종된 탓이다. 불과 5년여 전에는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6억원 이하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6억원 이하에 팔린 아파트 비중이 전체의 8%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포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5월 27일 기준 서울 소재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9만2000여가구로, 전체의 7.6%에 불과하다. 2017년 5월 62.7%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감소폭이 가장 크다. 5년 전에는 강북구에서 나온 아파트 98%가 6억원 이하에 계약서를 썼지만 지금은 6.5%에 불과하다. 성북구(95% → 4.7%), 관악구(97% → 10.3%), 동대문구(89.1% → 3.1%) 등이 뒤를 잇는다. 현재 도봉·금천·노원·중랑·구로·관악구를 제외한 19개구 모두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10%를 밑돈다.

하지만 실수요자 사이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여전히 선호도가 높다. 서민용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신청이 가능해서다. 6억원 이하 주택이 신청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은 배우자와 합산한 연소득이 7000만원(신혼부부는 8500만원, 다자녀가구 1억원) 이하면 최대 3억6000만원(다자녀가구 4억원), 매매 가격의 60~70%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해 자금력 부족한 젊은 층의 내집마련에 도움이 돼왔다.

실수요자가 관심 가질 만한 서울 시내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한 탓에 서울에서는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사진은 저가 아파트가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서울 노원구 주택가 전경. (매경DB)

▶1·4·7호선에 올린 ‘가성비’ 아파트

▷방학동 청구, 26평 6억 턱밑까지

올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구로구(493건 중 309건, 62.7%)와 노원구(520건 중 216건, 41.5%)다. 도봉구(218건 중 118건, 54.1%)와 금천구(156건 중 95건, 60.9%)에서도 저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500가구 이상, 전용 45㎡(옛 20평) 이상인 저가 아파트를 찾아봤다.

구로구 구로동 ‘두산(1285가구)’에서는 전용 44㎡(20평)를 6억원 안 되는 금액에 구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만 해도 6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2월 5억8000만원(12층), 4월 5억5900만원(20층), 5월 5억6400만원(24층)에 실거래됐다. 최근 층·향에 따라 5억4000만~6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1998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7호선 남구로역을 바로 앞에 끼고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7호선을 타고 강남권으로 출근하기 편리한 위치며, 1호선 가산디지털역에서 환승해 강북 도심으로 이동하기도 용이하다.

비슷한 금액에 조금 더 넓은 아파트를 원한다면 노원구에서 찾아볼 만하다. 상계동 ‘한신2차(471가구)’ 전용 58㎡가 지난 6월 딱 6억원(11층)에 실거래됐다. 층향이 좋은 아파트는 매물 호가가 6억원을 넘었지만, 아직 같은 평형을 5억9000만~6억원에 내놓겠다는 집주인이 남아 있다. 가구 수가 500가구에 못 미치지만 인근 ‘한신1차(420가구)’ ‘한신3차(348가구)’ 등과 맞붙어 있어 작아 보이지는 않는다. 1988년 준공됐다.

상계동 ‘상계주공13단지(939가구)’도 아직 시세가 6억원 이하에 형성돼 있다. 전용 45㎡가 지난 4월 5억5800만원(12층), 5월 5억3500만원(2층)에 각각 주인을 찾았다. 역시 1989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34년 차를 맞아 최근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지난해 여름 예비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재건축이 확정된다. 용적률이 189%로 낮아 상계동 일대 주공 아파트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좋은 편이다. 지하철 7호선 마들역을 이용하기 좋다.

7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면 수락산역을 집 앞에서 이용하는 상계동 ‘두산(763가구)’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자차를 이용하면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강남으로 이동하기 좋다. 단지 인근으로 중랑천이 흐른다. 다소 작기는 하지만 전용 41㎡가 4억3000만원 안팎에 매물로 나오고 있고, 최근 전용 59㎡ 호가가 6억원을 넘겨 6억2000만~7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도봉구에서도 6억원 아래에서 20평대 대단지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 쌍문동 ‘한양2·3·4차(1645가구)’에서는 지난 4월 전용 59㎡가 5억5000만원(7층)에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1년 전 직전 거래가(4억6500만원, 2층) 대비 8500만원 훌쩍 뛴 금액이다. 1988년 준공한 한양2·3·4차는 지난 3월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실시해 도봉구로부터 통과 판정을 받았다. 최근 도봉구 창동·쌍문동 일대에서는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사업에 나서고 있는데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인 도봉구 일대가 신축 주거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도봉구 방학동 ‘청구아파트(978가구)’ 전용 59㎡ 매매 가격도 6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72㎡(26평)는 지난해 5월 5억8000만원(8층)에 팔린 이후 매매 거래가 끊겼는데 최근 나와 있는 저층 매물 호가가 5억9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청구아파트 자체도 규모가 작지 않은 단지지만,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고 산지로 둘러싸여 녹지가 풍부하다. 병원과 학원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풍부하지만 걸어서 이용할 만한 지하철이 없는 점이 흠이다. 경전철역인 솔밭공원역과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으로 이동하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금천구에서는 2000년 입주한 시흥동 ‘벽산1단지(2336가구)’가 가격이 저렴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억원으로 30평대인 전용 84㎡도 살 수 있었지만 이제 같은 금액으로는 전용 59㎡를 구할 수 있다. 2000가구 넘는 대단지인 데다 주변에 2·3·5·6단지 등 아파트가 밀집해 있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하기는 쉽지 않다. 1호선 금천구청역까지 이동하려면 마을버스로 15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만약 자차로 탑골로 등 주요 도로를 이용하면 시흥대로 진입이 수월하고, 여의도로 접근하기 쉽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4호 (2022.06.22~2022.06.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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