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국민연금 개혁만큼 시급한 퇴직연금 개혁

김소연 2022. 6.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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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에 비해 가난한 사람들은 매우 낮은 자산 수익률에 그친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안전자산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세계 1% 부자들의 비밀’이라는 동영상에 나오는 두 가지 시사점입니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게 대한민국 퇴직연금입니다.

“국민연금 개혁만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퇴직연금 개혁도 시급하다. 한국은 퇴직연금을 대부분 원금보장 상품에 넣어놓고 있다. 퇴직연금의 주식 투자율은 2%로 전 세계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다. 이래 가지고는 개인이 퇴직 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

‘투자 전도사’라 불리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몇 년째 ‘퇴직연금 개혁’을 외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 여겨졌던 그 퇴직연금 개혁이 드디어 첫걸음을 뗍니다. 7월 12일부터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는 덕분이죠.

디폴트 옵션은 DC형이나 IRP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을 하지 않을 경우 대신 전문가가 운용해주는 제도입니다. 연금 선진국인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은 일찌감치 디폴트 옵션을 적용했죠.

‘디폴트 옵션’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쪽이 항상 사례로 들어온 것이 ‘401K’로 불리는 미국 퇴직연금입니다.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와 근로자가 매칭하는 방식으로 적립하는 것은 한국 퇴직연금이나 401K나 다를 바 없습니다. 다른 것은 투자처죠. 401K의 상당 금액은 장기 투자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혁신 기업과 자본 시장이 발전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뿐인가요. 수익률도 좋습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401K 수익률은 연평균 9.49%나 된다네요. 덕분에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잔액이 100만달러 이상인 ‘퇴직연금 백만장자’가 44만명이 넘어간다는 전언입니다.

주식 투자를 넘어 지난 4월 26일 미국의 대형 퇴직연금 운용사인 피델리티는 “401K의 투자 옵션으로 비트코인을 추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에 퇴직연금을 투자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만, 어쨌든 이렇게 다양한 안이 마련되고 서로 논쟁을 하는 분위기 자체는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한국 퇴직연금은 어떨까요?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원리금보장형이 전체 적립금의 86%를 차지하고, 실적배당형은 14%에 그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10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3%를 넘어선 적이 거의 없습니다. 노후를 책임져야 할 3층 연금 중 한 축인 퇴직연금이 이리 비실대니, 노후 걱정 안 하고 사는 것은 ‘먼 나라 얘기’ 같을 테죠.

첫걸음을 떼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의 60%가량이 DB형입니다. 투자고 뭐고 ‘몰라’, 그냥 퇴직 시점 월급에 근속연수를 곱해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죠. DB형은 디폴트 옵션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DB형 가입자는 어떻게 하냐고요? 2164호 매경이코노미를 펼쳐보세요.

[김소연 부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4호 (2022.06.22~2022.06.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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