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 기업의 협력체' 누리호에 민간 우주개발 속도

황인호,김지애 2022. 6. 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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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개발 뒤에는 300개에 이르는 기업의 땀과 노력이 스며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무게 1t 이상 상용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국가가 됐고,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은 그만큼의 기술 자산을 갖게 됐다.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강화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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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개발 뒤에는 300개에 이르는 기업의 땀과 노력이 스며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무게 1t 이상 상용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국가가 됐고,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은 그만큼의 기술 자산을 갖게 됐다.

항공우주 산업계는 이제 한국 기업도 세계적 기업과의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 개발) 선점 경쟁에서 첫 걸음을 뗐다고 본다. 국가 주도에서 민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한국의 우주 산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 개발에는 2013년 나로호 개발 기업(150여곳)의 두 배인 300여곳의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의 체계 총 조립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엔진 총 조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담당했다. 대표 협력사에 현대중공업, 네오스펙, 두원중공업, 비츠로넥스텍, 이앤이, 스페이스솔루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부에 따르면 누리호 전체 사업비의 80% 규모인 약 1조5000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2013년 나로호 프로젝트 당시 국내 산업체의 집행액이 1775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가 대폭 확대됐다.

기업들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발판으로 우주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2년 500조원에서 2040년 1200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민간 기업의 진입이 빨라질수록 ‘산업 생태계’는 더 활성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주도로 개발돼 축적한 기술들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 이제는 민간으로 이전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 민간의 우주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은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핵심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할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다.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강화하는 사업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으로 구성한 항공우주사업 전담 조직 ‘스페이스 허브’를 이미 출범했다. 발사체·위성 제작부터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의 서비스 분야까지 전반을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향후 5년간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미래사업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 산업에만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역시 시작은 나사(NASA)로부터의 기술 이전이었다. 항공우주 사업은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없는 영역이지만, 스페이스X를 목표로 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항공우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올해 2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미래형 산업구조 전환에 나섰다. KAI의 강점인 위성, 발사체 제조를 중심으로 발사 서비스, 위성 영상 분석 서비스 등 우주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스페이스X와 차세대 중형위성 4호 발사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3차원(3D) 영상 변환 특화 기술을 보유한 ‘메이사’ 지분을 인수했고, 지난 4월에는 합작법인 ‘메이사 플래닛’을 설립해 위성을 활용한 위성 영상 판매 서비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황인호 김지애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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