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1만890원" 경영계 "소상공인 폐업하라고?"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890원을 요구했다. 올해(9160원)보다 18.9%(1730원) 인상된 안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7만6010원이다.
노동계는 이런 내용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21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에 냈다.
근로자 위원들은 요구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의 결정 기준과 대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저성장 고물가의 경제위기 이후 미래 불평등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최저임금의 현실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인상안의 근거를 댔다.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임금 불평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 위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어서 우리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18.9% 인상하라는 것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맞받았다.
경영계는 이날 요구안을 내지 않기로 했다. 경영계는 동결 수준의 인상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자 위원들은 요구안을 내지 않는 대신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숙박음식업과 같은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그것에 맞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위는 공익위원의 제안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고용노동부에 의뢰할 방침이다. 업종별 산업 현장의 상황과 업종별 구분 적용 실현 가능성 등을 따져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동계는 연구에 착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공방이 예상된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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