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 남은 코스피" 영업익 31% 차지 삼성전자·하이닉스 추락 "전략 없다"

이선애 2022. 6. 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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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코스피 실적 경고음이 켜졌다. 코스피 영업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하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각종 대내외 악재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계속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이익 ↓ '코스피 지하실로'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월 말부터 점진적으로 7주 연속 상승했으나 이번주에 전주(271조1000억원) 대비 소폭 하락(-0.66%) 전환하면서 270조6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영업이익의 약 31%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전주 대비 5984억원 감소)에 따른 것이다.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거래 배수(멀티플)를 활용한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 우려 속 컨센서스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월 말 이후 소폭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연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확대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도 크게 하향 조정되지 않고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횡보했지만 2분기 실적 시즌을 전후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미국 긴축 정책으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PER)이 크게 조정 받았음에도 이익전망치(EPS) 하향 조정이 커지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날 2400이 붕괴된 코스피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사실상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코스피는 과도한 저점 수준에 도달했으나 현재 '떨어지는 칼날'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선이다. 이에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300선,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200선까지 열어 놔야 한다고 접근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바닥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복판이던 2008년 이후 최대 연간 하락률까지 갈 수 있다는 우울한 시선도 있다. 2008년 당시 코스피의 한 해 하락률은 40.7%에 달했다. 올해 코스피의 하락률은 현재 19.7%다.

삼전·하이닉스 바닥 다질 때까지 기다려야

인텔 제품 출시 지연과 D램 가격 하락 전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매도세가 나타나며 추락한 영향이 시장 급락의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반도체 대형주(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바닥 안정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증권가 목소리가 높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이 충분히 안정화를 이루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며, 우선적으로 많이 하락한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바닥선 위에서 안정화를 보여야 한다"면서 "반도체 대형주 안정화 전까지 포트폴리오 전략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지도(매수), 팔지도(매도) 말고 '관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매도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뒤 대응을 해야한다"고 조언했으며,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을 보지 말고 견디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바닥 안정화 시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컨센서스 이익 추정이 내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0% 전후 하락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가정을 현재 주가에는 이미 반영이 된 상태다. 이는 지금이 이들의 분할 저점 매수 시기(타이밍)로 해석이 되는 부분이다. 증권사 대다수는 삼성전자 5만원 초반, 하이닉스 9만원 초반 주가로, 추가 급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글로벌 공황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삼성전자), 0.85배(SK하이닉스)를 위협받고 4만원대, 8만원대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중기 투자 전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가 분할 매수가 가능한 시점은 맞다"면서 "다만 충분히 반도체 대형주의 안정화 전까지는 당분간 다른 주식의 의미있는 포트폴리오 편입 여부 시점은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따른 한국 시장의 동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저점 매수의 시점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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