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를 사랑하라고? 약한 게 강한 거라고?'..말도 안되는 성경 속 아이러니의 비밀

서은정 2022. 6. 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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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정말 기독교인은 무조건 원수도 사랑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하는 것일까.

즉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그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고통받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인데, 어느 부자가 내게 '당신의 입장을 철회해라' '왜 하나님의 우선적 관심이 가난한 사람에게 있다고 얘기하느냐' 이러면 '난 그건 양보 안 된다' (라고 답한다는) 얘기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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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변화 가능성에 희망 놓지 말아야'
인간관계 주제 신앙상담.. 김기석·김병삼 목사, 김학철 교수 답변
CBS 잘잘법 유튜브 캡처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정말 기독교인은 무조건 원수도 사랑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하는 것일까.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마 5:39)라는 말씀대로 살다가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소위 ‘호구’가 되는 것은 아닐까.

CBS 유튜브 상담 콘텐츠인 ‘잘잘법(잘 믿고 잘사는 법)’에 소개된 신앙상담 가운데 인간관계에 대한 성경 속 아이러니의 참뜻을 짚어봤다. 조회수가 높은 3가지 주제에 대해 김기석(청파교회) 김병삼(만나교회) 목사, 김학철(연세대) 교수가 답했다.

①“하나님, 저 인간은 정말 보기 싫거든요.”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은 절망을 불러옵니다. 그러나 믿음은, 이 현실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믿음은 희망을 낳고 희망이 있으면 우리가 사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희망 없이도 우리가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을 주고 사랑을 줍니다. 어린아이는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미숙합니다. 이기적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미성숙함을 통해, 오히려 발전할 점을 기대하면서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CBS 잘잘법 유튜브 캡처

아이 뿐만 아닙니다. 바로 앞에 있는 누구도 마찬가지죠. ‘저게 정말 인간이야?’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직장 동료, 선배, 후배, 집안에 있는 골칫덩어리까지도요. 믿음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다른 삶을 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아 주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힘든 노력이지만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김학철 교수)

②“믿는 사람이 용서하라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우리가 용서를 해야 하는 까닭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입니다. 더 이상 피해자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라도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로 ‘용서하다’가 포기브(forgive)잖아요.

그저 음절을 나누어 생각해보면 ‘~위하여’라는 뜻인 ‘포(for)’와 ‘주다’라는 의미인 ‘기브(give)’가 합쳐진 겁니다. 즉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그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용서가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은 잊어버리는 것(forget)입니다. 나에게 상처를 줬던 그 사람이 더 이상 내 삶을 좌지우지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또한 용서가 우리에게 주는 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던 까닭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생의 가능성을 한껏 살아내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용서받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삶을 하나님 앞에서 향유하게끔 하는 그분의 선물인 셈이죠.“(김기석 목사)

CBS 잘잘법 유튜브 캡처

③“8세 딸이 중도 장애를 얻었는데, 너무 힘들어요.”

“우리 삶에 제일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죠. 그렇기에 ‘내가 원하지 않은 일들을 어떻게 내 삶에서 해석해 내는지’가 중요해요. 나는 수십 년 동안 장애를 가진 딸의 아빠로 살아왔어요. 우리 딸이 그렇게 힘들어했던 그 시간들에 대해 ‘하나님, 이건 무엇인가요?’ 여쭤봤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어요.

하지만 그 과정 중에 하나님이 나를 바꾸셨어요. 나는 그전까지 예수 믿으면 잘 돼야 되고, 노력하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 딸을 통해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약함이 강함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게 ‘믿음의 역설’ 같아요. (김병삼 목사)

④“미용사인데 ‘갑질’ 손님들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요.”

“내 경우를 얘기하자면, 나는 나의 삶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많이 양보해요. 그러나 그 사람이 내 신앙의 어떤 본질적인 것들, 또 내가 인생에 세워두고 있는 내 삶의 어떤 진면목, 이런 것들을 포기하도록 만든다고 한다면 난 거기에 노(No)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는데 그 기준은 누군가가 세워줄 순 없어요.

CBS 잘잘법 유튜브 캡처

본인이 세워야 하는데, 그 속에서 나의 자존감이 무너질 상황이라든지, 내가 갖고 있는 신앙의 뿌리를 흔드는 일을 양보한다면 내가 무너질 수밖에 없거든요. (이를테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고통받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인데, 어느 부자가 내게 ‘당신의 입장을 철회해라’ ‘왜 하나님의 우선적 관심이 가난한 사람에게 있다고 얘기하느냐’ 이러면 ‘난 그건 양보 안 된다’ (라고 답한다는) 얘기인 거죠.

그런가 하면 뒷돈을 넣어주면서 ‘나를 위해 좀 증언을 해달라’ 하는 청탁을 받을 때 그건 ‘노’라고 얘기를 해야 한다는 얘기죠. 양보할 수 있는 것이란 기꺼이 양보하더라도 내 자존감에 상처 입히지 않는 것들이죠.”(김기석 목사)

서은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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