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늘어난 키즈카페..안전·위생은 뒷전

임춘한 2022. 6.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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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피해사례 1451건
낙상·충돌 95.5% 차지
전기 관련 20건·이물질 13건
식품위생법 위반도 103건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주부 김모씨는 지난달 키즈카페에 방문했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아이가 미끄럼틀을 타다가 넘어지면서 발목에 타박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병원에 다녀야 했다"며 "키즈카페라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 마냥 안전한 곳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아 키즈카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낙상, 충돌 등 안전사고와 식품위생법 위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아시아경제가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국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키즈카페 관련 피해사례는 70건, 식품위생법 위반은 10건으로 집계됐다.

키즈카페는 놀이기구 등을 설치하고 놀이를 유료로 제공하면서 어린이나 보호자에게 식음료를 조리·판매하는 휴게·일반음식점을 말한다. 키즈카페는 올해 4월 기준 전국에서 1014곳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350곳), 서울(144곳), 인천(69곳), 경남(58곳), 경북(48곳), 충남(46곳), 부산(44곳) 등으로 많았다.

최근 5년간 소비자원에 신고된 키즈카페 관련 피해사례는 1451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7년 351건, 2018년 387건, 2019년 397건, 2020년 150건, 지난해 96건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는 현재까지 70건이 접수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들었던 피해건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이용자가 늘면서 올해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위해원인별로는 낙상·충돌 등 ‘물리적 충격’이 1386건(95.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기 및 화학물질 관련’이 20건, ‘식품 및 이물질’ 13건, ‘제품 관련’ 20건, ‘화제·발연·과열·가스’ 5건, ‘기타‘ 7건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사례로는 지난 2월 한 키즈카페에서 만7세 남아가 피복이 벗겨진 전선에 감전돼 손에 화상을 입었고, 지난해 10월엔 만 3세 남아가 회전 놀이기구 타다 부품이 탈락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 부종, 어지러움, 구토 등을 호소했다. 이 밖에 나무 블록 조각을 삼키거나 세면대 온수에 데어 손에 화상을 입은 경우 등도 있었다.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70건으로 집계됐다. 신청이유별로는 정기권 구매 이후 중도해지 과정에서 환급을 거절하는 등 계약관련이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관련(6건), 부당행위(3건), 표시·광고(2건)로 나타났다.

인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도 키즈카페 수는 증가했고, 2022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국에 1000곳이 넘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규모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시기에도 하루에 한 번꼴로 키즈카페 위해사고가 접수됐던 만큼 앞으로 키즈카페 위생·안전에 더 적극적인 관심과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즈카페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도 2017년부터 2022년 5월까지 103건이 적발됐다. 위반내용으로는 ‘위생교육 미실시’가 37건, ‘건강진단 미실시’ 23건, ‘유통기한 경과 제품의 조리·판매 목적 보관’ 13건 등으로 나타났다. 키즈카페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조치는 대부분 과태료 부과(71건)로 끝났다. 이어 시정명령 13건, 과징금 부과 8건, 영업정지 5건, 영업소 폐쇄 4건, 시설개수 명령 2건 등이 이뤄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키즈카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식품위생법을 잘 지켜야 하고 유통기한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현재 과태료 부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경우 더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감시·감독 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식품위생에 관한 점검표를 만들어서 키즈카페에서 자체적으로 점검하게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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