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 튀르키예로 국호 바꾼 터키..'칠면조' 스트레스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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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최근 유엔(UN)에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한데 이어 유엔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그동안 자국명인 터키가 '칠면조(Turkey)'로 묘사되며 자국의 대외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렸다며 변동 사유를 밝혔는데요.
터키 정부는 현재 영어국명으로 쓰이는 터키가 칠면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면서 겁쟁이, 패배자란 속어로도 쓰인다며 대외 이미지상 좋지 않다고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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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후 유럽의 '중재자' 이미지 강화에 집중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터키가 최근 유엔(UN)에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한데 이어 유엔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그동안 자국명인 터키가 '칠면조(Turkey)'로 묘사되며 자국의 대외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렸다며 변동 사유를 밝혔는데요.
그러나 수백년간 칠면조로 묘사돼온 국가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바꾸려는 움직임보다는 대내외적으로 국가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재자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간 교량 역할을 하면서 양쪽에서 최대한 이익을 얻어내는 중립정책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것이죠.
"터키는 칠면조, 겁쟁이 아니야"…'용사'라는 뜻의 튀르키예로 변경신청지난 1일(현지시간) 유엔에서는 터키가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사안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유엔은 외국어로 표기된 모든 공식 문서에서 국호를 바꿔달라는 터키의 공식 요청을 승인했다"며 "이에 따라 터키어 발음 규정에 따라 철자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터키의 국호를 '튀르키예(Turkiye)'로 사용달라고 요청했죠. 터키 정부는 현재 영어국명으로 쓰이는 터키가 칠면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면서 겁쟁이, 패배자란 속어로도 쓰인다며 대외 이미지상 좋지 않다고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원래 튀르키예는 터키어로 '용사'를 뜻하는 말로 알려져있죠.
하지만 사실 터키가 칠면조를 뜻하게 된 이유는 터키를 겁쟁이로 묘사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오늘날 터키의 전신 국가인 16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 시대에 투르크 상인들이 아프리카에서 뿔닭을 수입해 유럽에 소개했고, 우연히 당시 아메리카에서는 아프리카산 뿔닭과 외모가 비슷한 칠면조가 유럽에 소개됐습니다. 유럽사람들은 외양이 비슷한 두 새를 혼동해 모두 터키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대외이미지 쇄신, 서방과 러시아간 중립 정책하지만 수백년간 굳어진 칠면조 이미지와 이에 따른 국민적인 스트레스 해소만을 위해 국호변경을 신청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보다는 터키의 대외이미지를 개선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유럽의 지정학적 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을 굳히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죠.
터키정부는 이달들어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수출로 재개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양국의 협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일대 기존 항로에서는 기뢰를 제거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기뢰가 없는 지역에 안전한 항로를 개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죠.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기뢰의 위치를 알고 있고, 오데사항을 포함해 3개 항구의 기뢰가 없는 해역에 안전항로를 개설할 수 있다"며 "기뢰를 제거하지 않고도 무역선이 항구를 오고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국 해군을 파견해 기뢰 제거 및 무역선 보호도 직접 하겠다고까지 제안했는데요.
이는 흑해 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키의 경제적 입장과 함께 서방과 러시아간 중재자로서 터키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맹국으로 미국에 이어 나토 내 군사력 2위 국가이면서도 친러행보 또한 이어가고 있죠. 초반에는 대러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양자간 중재와 협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칠면조란 비아냥에서 벗어난 터키가 향후 유럽 정세 변화의 중심추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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