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발한 가상화폐 가치, 2008년 부실채권 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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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상화폐 가치가 1조 달러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 증발한 가상화폐 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부실채권 규모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데이터를 집계하는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가상화폐 가치는 18일(현지시간) 한때 820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상화폐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조5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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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상화폐 가치가 1조 달러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 대장 격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알트코인까지 모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 증발한 가상화폐 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부실채권 규모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데이터를 집계하는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가상화폐 가치는 18일(현지시간) 한때 820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3조691억 달러 대비 73% 줄어든 것이다. 가상화폐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조5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켰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규모(당시 1조3000억 달러 수준)보다 크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집행위원회 위원 파비오 파네타는 지난 4월 심층 분석 보고서에서 “가상화폐의 성장은 재정적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 금융 시장을 무릎 꿇게 만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과 유사한 역동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화폐에 직접 투자한 기업들의 손실이 크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현황을 집계하는 ‘크립토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12만9218개를 사들이는데 모두 39억65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24억1500만 달러로 15억5000만 달러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올해 1분기 2억5000만 달러를 대출받아 비트코인 추가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테슬라도 15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현재 가치는 8억760만 달러로 손실 규모가 7억 달러 가까이 된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가상화폐의 위기가 실물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의 연관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조슈아 간스 토론토대 교수는 “가상화폐는 대출 담보로 존재하지 않는다. 은행 등 기타 금융기관은 가상화폐 가격 변동 (위험에 대한) 노출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한 연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2%가 지난해 가상화폐를 보유하거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NBC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5명 중 1명(21%)이 가상화폐 투자하고 있거나 거래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세대별로는 18~49세 남성 중 절반이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18~29세 성인 43%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의 붕괴 충격이 젊은 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BC뉴스는 “주식을 포함한 다른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제에 제동이 걸린다면 가상화폐 가치 하락은 심리적 충격을 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자산 이탈심리를 부추겨 투매가 지속할 수 있고, 주식 등 다른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 노암 컬럼비아대 교수는 “(약세장에 대한) 비관주의를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폴리티코는 “업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의회에 로비하던 블록체인 기반 기업들의 입지를 약화할 수 있다”며 “워싱턴에서 증가하던 가상화폐의 영향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예측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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