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무겁고 겨드랑이 낀 느낌..피가 안 통하나? 이건 착각 [건강한 가족]
몸속 청소 시스템 림프 순환
몸에서 혈액순환만큼 중요한 것이 ‘림프 순환’이다. 몸속 세포는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노폐물을 배출한다. 그런데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몸 안에 촘촘한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림프계 덕분이다. 신체에는 혈액과 림프(액) 두 가지 체액이 있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혈관을 통해 각 조직에 산소·수분·영양분을 공급한다. 공급한 혈액은 정맥으로 재흡수돼 다시 심장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10% 정도는 연결 통로인 림프관으로 유입된다. 이것이 바로 림프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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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절 목·사타구니 등 집중 분포
혈액은 상행·하행 모두 통하는 양방향으로 흐르지만, 림프액은 일방통행을 한다. 또 몸에 있는 지방 성분과 단백질을 운반한다. 동맥과 정맥 사이의 교통을 돕고 전신을 순환하면서 각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수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특히 림프의 집합체인 림프절에는 면역 세포가 많아 몸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암세포 방어에 도움을 준다. 림프절은 전신에 분포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외부에 노출된 곳이나 연결 부위에 많다. 머리와 몸을 연결하는 목과 귀 뒤쪽, 팔과 몸이 연결되는 겨드랑이, 다리와 몸이 연결된 사타구니가 대표적이다.
림프계는 체내의 노폐물 운반과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림프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못할 때다. 마치 사고가 난 차량 때문에 도로가 꽉 막힌 현상과 같다. 림프 순환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까. 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유현준 교수는 “부어 있단 느낌을 받거나 겨드랑이·사타구니에 뭔가 낀 느낌이 들 수 있다”며 “컨디션에 따라 반대쪽보다 옷이 조이는 느낌이 들다가도 어느 날엔 괜찮아서 이런 불편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팔다리가 무겁거나 화끈거리고 쑤시며 둔한 느낌 역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림프 순환 장애는 선천적으로 생길 수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운동도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심부전과 같은 순환기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암 수술 중 림프절을 절제한 사람,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림프계가 손상된 경우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림프 순환을 방해하는 요소를 갖고 있어도 취약할 수 있다. 과체중·비만인 경우다. 비만일수록 지방세포가 커져 림프 순환을 저해할 수 있는 데다 몸의 부피가 크면 림프 순환에 과부하가 걸리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림프 순환이 잘 안 되면 신체 조직 내에 수분이 정체하면서 독소가 부종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유 교수는 “림프 순환 장애에 따른 부종이 장기화하면 조직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부종의 정도에 따라 무겁고 뻣뻣한 느낌과 통증을 동반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종이 발생한 부위의 체액은 단백질이 풍부해 세균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그대로 두면 세균 감염의 위험이 높고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상처가 잘 아물지 않기도 한다.
끼는 옷 피하고 스트레칭 자주 해야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우선 운동 부족에서 탈피해야 한다. 혈액은 심장의 펌프 기능을 통해 힘차게 움직이지만, 림프액은 주변 근육에 의해 천천히 움직인다. 따라서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활발해져 림프액의 순환도 더욱 수월해진다.
최근 림프 순환을 돕는 마사지나 스트레칭 방법이 많이 공유되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림프 순환 마사지는 ‘도수 림프 배출법’이다. 기본 원칙은 원하는 방향으로 림프액의 흐름을 유도하는 것이다. 유 교수는 “부드럽고 천천히 리듬감 있게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면서 가볍게 압력을 가했다 풀었다 하면서 시행하는 마사지 방법”이라며 “부종이 없는 체간에서 시작해 부종이 있는 체간, 부종이 있는 팔 또는 다리 순으로 마사지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먼저 전문 물리치료사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마사지를 받고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도록 자가 마사지법을 교육받는 것을 권한다.
생활습관 교정도 필히 뒤따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너무 꽉 끼는 옷이나 속옷을 착용하면 림프액의 이동을 감소시키고 림프 순환을 저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또 장시간 비행기를 타거나 앉아 있는 경우 림프 순환이 방해받기 쉽다. 이땐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고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칭해 줄 필요가 있다.
유방암·자궁경부암·전립샘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부종이 온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과도한 육체적인 노동이나 장시간의 햇빛 노출, 급격한 기온·수온 변화 노출을 피한다. 또 수술받은 쪽 팔에 자주 혈압을 재거나 수액을 받는 행동, 꽉 끼는 반지를 끼거나 무거운 핸드백을 지속해서 어깨에 메는 행동은 림프 순환을 저해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유 교수는 “림프 순환과 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부기를 빼기 위해 열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한다든지, 꽉 끼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한다든지, 무리한 운동으로 부기를 빼려는 시도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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