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베일드 엑스퍼트', 익숙한데 맛있네? [쿡기자가 해봤다]
넥슨의 신작 TPS(3인칭 슈팅게임) ‘베일드 엑스퍼트’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프로젝트 D’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이 게임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게이머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하고 있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연상시키는 정통 슈팅게임이다. 전략적인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고 총기 반동과 탄도학 등을 계산해야 한다. 동시에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소도 적절히 가미됐다.
CBT를 체험한 이용자들은 대체적으로 호평을 전하고 있다.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부드러운 조작감, 묵직한 타격감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생각보다 어려운 난이도로 난처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도 있다.
강렬한 첫인상, 오랜만에 만나는 수작 슈팅게임
문대찬 : 우선 각자 게임을 하면서 느낀 첫인상부터 얘기해보자. 두 사람도 알다시피 난 TPS 장르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트레일러가 공개 됐을 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해보니 만듦새가 좋더라. 캐릭터 모델링도 좋고 모션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슈팅 게임이라면 무엇보다 총기 타격감이 중요한데, 총기별로 다른 타격감을 잘 구사해 합격점을 주고 싶다. 스테이지도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갖고 있어서 좋았다.
김찬홍 : 동감한다. 맨 처음에는 ‘와 이게 국산 게임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탄했다. 처음 게임을 실행했을 때 해외 게임사의 유명 슈팅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 내 그래픽도 상당히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게임 내 디테일이 상당히 좋았다. 게임 내에 라운드별로 차별성도 있는 것 같아 신선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강한결 : 항상 말하지만 난 정말 슈팅게임 젬병이다. 배그도 통틀어 세 판밖에 안했고, 여러분과 ‘콜 오브 듀티’를 했을 때 내 저주받은 실력을 봤을 것이다. 특히 대찬 기자는 내 ‘환상적인’ 저격 실력도 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베일드는 굉장히 재밌는 게임이었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건 아마 전적으로 내 손 문제일 것이다.
문대찬 : 기억난다. 죽고 나서 한결 기자 화면을 보는데 발버둥치며 사격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저격으로 한번 킬을 따서 결정적인 역할도 하지 않았나. 일단 찬홍 기자와는 같이 해보진 못했지만, 이번에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은 배그, 카스 등 시중 슈팅게임의 장점이 베일드에 잘 녹아 있다는 점이다.
베틀그라운드의 자기장 요소를 갖고 와 속도감을 높였고 카운트스트라이크 고유의 전략성도 가미했다. 캐릭터별로 능력치를 부여해 발로란트-오버워치 등 하이퍼 FPS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살렸다. 그렇다고 정체성이 흐릿하진 않다. ‘구르기’와 같은 회피 이동기 등은 매력 있는 강점 같다.
김찬홍 : 나 같은 경우는 모션이 부드러운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다른 슈팅 게임에서 종종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인해 아쉬운 생각이 만이 들기도 했는데, 베일드 엑스퍼트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아, 파쿠르는 진짜 좋았다. 그리고 총기의 반동도 진짜 총을 쏘는 느낌이었다. 게임이 되게 현실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강한결 : 나도 동감한다. 그 어떤 슈팅게임보다 액션성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파쿠르 시스템이 매우 잘 설계됐다. 점프를 하거나 . ‘구르기’와 같은 회피 이동기가 매우 잘 구현됐다. 특히 파쿠르 시스템은 여타 액션게임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총기 반동도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현역 시절 20발중 19발을 명중시킨 특등사수로서 합격점을 주겠다.
문대찬 : 특등사수치고는 게임 내에선 사격 실력이 형편없었다(웃음).
고유 능력 가진 캐릭터…‘저거넛’ 너프 좀요
김찬홍 : 베일드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선택한 캐릭터가 모두 다르더라. 나는 사이먼을 골랐다. 슈팅게임을못해서 일단 저격수들은 보지도 않았다. 이후에 시그니처 스킬들을 찾아봤는데, 접근 스킬이라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다. 다만 총을 쏘느라 스킬은 까먹고 활용도 안 하는 게 문제였다.
문대찬 : 나는 한국인 캐릭터 영식을 선택했다. 단순히 영식이 입고 있는 노란색 옷이 좋아서 선택했다. TPS 장르의 매력이 캐릭터가 장착한 옷가지들을 볼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 않나. 영식의 고유 능력도 쓸 만했다. 게임 내에서도 근접한 상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유용했다.
강한결 : 미국인 캐릭터 타이런을 선택했다. 생긴 것이 마블 영화에 나오는 ‘팔콘’ 같이 생겨서 정감이 갔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타이런이 뉴비들을 위한 최고의 캐릭터라고 하더라. ‘기합넣기’라는 스킬이 있는데, 사용하면 총기 반동 제어 능력이 대폭 상승한다. 나 같은 처참한 에임의 소유자에게 제격인 스킬이다.
문대찬 : 캐릭터 별 고유 스킬도 그렇고 베일드는 분명히 독창성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라운드 최종단계에서 ‘저거넛’과 ‘AWM’ 등 고급 전략무기를 살 수 있는데 이 부분도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근데 문제는 저거넛이 너무 강력하다는 것이다.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 사실상 대응이 되지 않는 장비 같다. 공격도 무지막지한데, 장비가 잘 깨지지도 않아서 상대가 저거넛을 동반하고 우리 진영으로 진입하면 막기가 쉽지 않다. 물론 구입하기 어려운 장비이지만, 스펙을 조금 손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김찬홍 : 맞다. 저거넛을 착용한 상대를 맞췄는데 전혀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아서 당황했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내 위치를 들켜서 총알 세례를 받았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봤던 악명 높은 그 친구가 생각나더라. 너프가 시급하다.
강한결 : 나는 혼자 게임하면서 쌈짓돈을 모아 저거넛을 샀다. 입고 나서 굉장히 뿌듯했는데 뭔가 이동속도가 느려서, ‘이따가 다시 입어야지’하고 착용해제를 눌렀는데 알고 보니 일회용이더라. 순간 팀원들의 무수한 칭찬세례가 쏟아졌다. 슬픈 순간이었다.
리플레이와 다양한 전장… e스포츠화 잠재력 높였다
문대찬 : 플레이하면서 든 생각인데 베일드는 e스포츠화하기에 매우 적합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게임을 하다보면 지속적으로 맵이 바뀌는데 나는 ‘윈드팜’을 재밌게 했다. 모래폭풍이 무작위로 불어오는 맵인데, 변칙 요소로 인해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생기더라. 혹 e스포츠화 된다면, 프로레벨에선 이 또한 전략 요소가 돼 흥미진진한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다.
김찬홍 : 나는 ‘디레일’을 즐겁게 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법한 곳에서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실시간으로 맵의 시간이 지나면서 어둠과 비가 오는 게 경치도 있었다. 다른 맵에 비해서 더욱 쫀득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몰입감이 제일 좋았던 전장이었다.
강한결 : 난 ‘브릿지’도 재밌게 했다.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대교에서 교전이 이루어지는 전장인데 매 라운드 마다 일정 시간 해무가 발생하여 시야를 제한하며, 다리 위 가스통이 폭발하면 잔해물과 함께 바닥으로 추락한다. 랜덤성이 부여돼 더욱 긴장감이 있는 것 같다.
문대찬 : 그리고 우리 셋다 극찬을 했던 시스템이 있다. 바로 라운드가 종료되면 제공되는 요약 리플레이 뷰다. 이 부분은 e스포츠에서도 활용하기 정말 좋을 거라 생각한다. 경기를 하는 유저들은 실시간으로 전략을 짜서 라운드에 적용할 수 있고,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은 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김찬홍 : 맞다. 특히 클랜전이나 프로 팀 간의 대결에서는 이 리플레이가 더욱 빛을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 분석도 가능하고, 상대방의 전략을 카운터치는 시도도 가능할 것 같다.
낮은 ‘진입장벽’…'‘잘 하기엔’ 어려워
강한결 :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전반적인 유저 반응을 봤는데 난이도가 높다는 의견이 제법 많더라. 나 스스로가 TPS 게임을 잘 못해서 지레 겁을 먹긴 했는데 친절한 튜토리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등으로 게임에 입문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기본 난이도가 높은 게임임에는 확실하다. 폭파 미션 위주로 진행되는 게임 특성상 공격 진영이 수비 진영을 뚫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개별 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겠더라. 개활지 같은 데서는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이 바로 포착되는데 조금만 방심해도 바람구멍이 나기 십상이다.
김찬홍 : 진짜 좀 어렵긴 하다. 내가 슈팅게임을 어려워 하는 편이지만, 베일드는 조금 더 체감이 크게 느껴졌다. 현실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진입장벽을 높이는 문제점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슈팅게임 자체가 워낙 소위 말하는 ‘고인물’들이 워낙 많은 게임인지라, 유저가 적응하기에 달렸다.
문대찬 : 지인, 유저들과 플레이 해봤을 때 ‘게임은 재미있는데 어렵다’라는 평이 파다했다. 실제로 친절한 튜토리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등으로 게임에 입문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투자 값에 따라 총기 파츠도 초반부터 마련할 수 있어 반동을 잡는 것도 수월했다.
하지만 ‘잘 하기는’ 어려운 게임 같다. 여러모로 수비 진영 보단 공격 진영에서 게임을 풀어나가기 어려웠다. 지형지물이나 엄폐물에 대한 숙지는 기본이고, 폭파물 설치 지점으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상당히 많은 탓에 플레이어들과의 긴밀한 소통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 그리고 피격 시 총구가 위로 솟구치거나 시야가 크게 흔들리는데, 몰입감을 더해줄지 몰라도 난이도는 크게 높이는 요소였다. 진입장벽은 낮으나,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다는 부분 때문에 초반부터 이탈하는 신규 유저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찬홍 : 그러면 아쉬운 점도 하나씩 말해보자. 나는 혼자서 게임을 하다보니 핑 시스템을 좀 더 활용해야 했는데, 맨 처음 핑 시스템을 한 번에 숙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튜토리얼에서 다시 핑 시스템을 한 3~4번 정도 다시 돌려봤다. 핑 시스템이 구체적인 건 좋긴 하다만, 마우스 휠이 아니라 활용하지 않는 키보드 키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CBT에 이정도면 선방…정식 론칭이 기대돼
문대찬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일드는 굉장히 잘 만든 게임이란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듦새가 좋은 국산 TPS 게임을 만난 것 같다. 이미 동생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추천했다.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게임 당 걸리는 시간도 짧아 부담없이 즐기기도 좋다.
김찬홍 : 아마 지인들에게 게임사 이름을 안하고 게임을 한다면 해외 게임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게임인 건 분명하다. 나중에 e스포츠로 나와도 충분히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오늘 퇴근하고 다시 게임을 해볼 생각이다.
강한결 : 넥슨은 ‘카스 온라인’, ‘서든어택’ 등 슈팅게임으로 보여준 게 많은 게임사다. 이번에 베일드도 넥슨의 명작 슈팅게임 반열에 들기를 기대한다.
강한결, 문대찬, 김찬홍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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