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 부담되지만 전기료 인상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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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국제 에너지 가격폭등에 한국전력이 3분기 전기요금을 ㎾h당 3원 인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분기에 3원 인상해서는 연료비 급등을 감당할 수 없으니 더 올릴 수 있게 제도를 바꿔달라고 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전기료 인상으로 탈원전 비용을 메우려 한다는 비난을 우려해 한전의 쌓이는 빚을 모른척했다.
전기료 인상이 늦어지면 한전의 부채에 대한 이자까지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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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국제 에너지 가격폭등에 한국전력이 3분기 전기요금을 ㎾h당 3원 인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동시에 ㎾h당 분기별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분기에 3원 인상해서는 연료비 급등을 감당할 수 없으니 더 올릴 수 있게 제도를 바꿔달라고 한 것이다. 물가 급등에 시달리는 서민에게는 고통이 가중되지만 전기료를 제때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정치적 이유로 책임을 미루는 ‘폭탄 돌리기’를 계속해서는 안된다.
한전은 올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5조8000억원보다 많다. 올해 연간 적자가 30조원에 달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는 빚으로 쌓이고, 결국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서민경제 핑계를 대며 한전의 경영 악화를 방치했다. 2021년 1월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료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원가연계형요금제를 시작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운용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전기료 인상으로 탈원전 비용을 메우려 한다는 비난을 우려해 한전의 쌓이는 빚을 모른척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전기료 인상을 백지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치적 이유로 전기료 인상을 외면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석유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라 더는 미룰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 시달리는 마당에 미뤘던 전기료 인상까지 한꺼번에 감내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친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현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정치 논리를 앞세워 전기료를 책정한 잘못을 반성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전기료 인상이 늦어지면 한전의 부채에 대한 이자까지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다. 영국의 전력회사는 지난 4월 전기료를 54% 인상했고, 일본의 전기료도 지난해부터 모두 34.6% 올랐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료 때문에 곳곳에서 전력이 낭비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급격한 부담 증가에 소비자가 지나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료 인상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전이 1분기 실적발표 때 제시한 6조원대 재무개선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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