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은 아직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정범 기자 입력 2022. 6. 18. 00:08 수정 2022. 6. 1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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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 BANGTANTV를 통해 공개된 '방탄 회식' 영상에서 데뷔 9주년을 맞은 소회부터 새 앨범 '프루프(Proof)'에 이르기까지 지난 활동 과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탄소년단은 ‘챕터2’로 가기 위한 향후 활동 계획을 언급하기도. 그 과정에서 단체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개인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로벌 원톱 보이그룹인 그들의 ‘챕터1’ 마무리는 당연히 많은 화제를 모았고, 그중에는 당사자 입장에선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이 글 역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그들의 ‘챕터1’ 마무리에 말 한마디 얹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 팀의 철저한 非관계자이자 철저한 외부자인 글쓴이에겐, ‘방탄소년단 챕터1’은 “사람이 얼마나 ‘온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남았다.

막 데뷔했을 당시에는 “어떻게 아이돌그룹 이름이 방탄소년단”이라는 조롱과 비아냥을 들었고, K-POP아이돌 범주 안에선 이미 탑급이나 다름없는 팬덤을 형성한 2016년 전후에는 “팬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애들도 모르고 노래도 몰라”라는 말을 들은 팀.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국가대표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정치권에서도 방탄소년단 다섯 글자 언급해서 화제성 얻어보려는 시도들을 하는 등 관심의 레벨이 일반 아이돌 차원을 훌쩍 넘어선 팀.

연예인은 물론, 보통 사람들도 시장에 나온 순간 ‘내가 내가 아니게 될 때’가 많다. 하물며 중소돌에서 역대급 K-POP 아이돌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이니 그들을 향한 시선의 온도가 극과 극이고 해석의 방식이 극과 극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다만 설왕설래의 수준이 글로벌급인 팀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다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말 한마디 얹으려고 한다.

그 이야기는 간단하다. 틀림없이, 방탄소년단은 2세대 아이돌 시대 그룹들로부터 넘겨받은 바통을 4세대 아이돌 시대로 잘 넘겨주는데 매우 큰 공헌을 한 팀이라는 점이다.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그러한데 첫 번째는 1-2세대 아이돌 시대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한국 음악이 서구권에서 먹히겠음? 그게 됨?”이라는 질문에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다”라는 답을 준 팀이기 때문. 싸이 ‘강남스타일’이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방탄소년단은 ‘의미 있는 팬덤 형성’까지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에 K-POP아이돌이라는 콘텐츠의 화제성을 계속 유지시켰고, 오히려 더 상승시켰다는 점이다.

이 시기 방탄소년단 등 정상급 아이돌그룹 주도하에 이루어진 ‘K-POP 아이돌 콘텐츠의 브랜드 상승’이 없는 평행세계의 K-POP 월드를 몇 번 상상해 본 적이 있는데, K-POP 마니아 입장에선 표현 그대로, 일말의 과장 없이 ‘끔찍한’ 월드였다.

K-POP 아이돌들이 돈을 버는 방법이란 성별과 팀의 지향점을 불문하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늘리는 것’으로 (대체로) 귀결된다. 행사형 걸그룹은 (오프라인 행사인) 국내 각종 행사를 많이 뛰는 것으로, 팬덤이 강하고 해외 반응이 좋은 팀들은 (오프라인 행사인) 해외 투어를 많이 도는 것으로 돈을 벌었고 팀을 성장시켰다.

인지도가 부족하고 팬덤이 부족한 아이돌이 인지도를 늘리고 팬덤을 끌어모으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역시 얼굴을 자주 비추는 것.

흔히 ‘공방’(공개 방송)이라 불리는 방송국 음악방송 응원이 그러하고, 그 음악방송 전후로 존재하는 길거리 미니 팬미팅이 그러하고, 앨범 발매 기념 팬싸인회가 그러하며, 해외 팬들과 만남을 갖는 (콘서트가 아닌) 해외 팬미팅도 그러하다. ‘몰입할 만한 대상과 만남’이라는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음원도 듣게 만들고, 앨범도 사게 만들고, 콘서트도 오게 하고, 굿즈도 사게 만든 것.

3세대까지 K-POP아이돌 비즈니스의 발달이란 위에 언급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위에 언급한 모든 것들이 전부, 빠짐없이 멈췄다.

이 시기에 만약 방탄소년단처럼 K-POP아이돌이 해낼 수 있으리라 여겨지지 않았던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주는 팀이 없었고, 비대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팀들이 없었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엄청난 K-POP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만드는 팀이 없었더라면? K-POP아이돌이라는 콘텐츠의 ‘투자가치’는 절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위의 내용은 방탄소년단이 K-POP아이돌이라는 콘텐츠에 끼친 영향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이야기. 이 ‘극히 일부분’은 물론, 언급되지 않은 영역 모두 ‘이렇게 화제성이 큰 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 상태라 보기 힘들다고 여기는 것이 이 글의 시각이다. 화제성이 높고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이는 사람일수록 악평과 극찬 양쪽이 모두 공허할 때가 많은데, 방탄소년단 역시 딱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닌가 싶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완전체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을 바라봄에 있어, 글쓴이의 ‘놀람 포인트’는 좀 다른 곳에 있었다.

완전체 활동을 중단하지만 아직도 함께 할 스케쥴들이 많이 남아있고, 자체 콘텐츠 ‘달려라 방탄’은 또 지속하고자 한다는 점이 첫 번째 놀라움. 두 번째는 아예 쉬는 것이 아니라 또 각자 개인 앨범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글쓴이가 방탄소년단 본인도 아니고 팬클럽 아미도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외부인 입장에서 지켜봤을 때 방탄소년단의 ‘시간 쪼개서 쓰기’ 능력은 불가사의하다 싶을 정도였다.

물론 어느 정도 기량과 체급이 올라온 K-POP 아이돌들의 시간 쪼개 쓰는 능력이 엄청나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시간 쪼개 쓰는 능력은 특별하게 보였다.

단순히 그들이 월드 클래스 아이돌그룹이라 이런 소리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인간으로서’ 어떻게 시간을 저렇게 쓰는지 궁금하다 싶을 정도였던 것. A도 하고 B도 하고 C도 하는데 어느새 새 앨범이 나와 있는 경우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이런 팀이었기에 그들이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칠 수 있다는 사실은 간접적으로나마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는데, 완전체 잠정 중단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에도 ‘다음 계획’을 전한 게 글쓴이의 놀람 포인트였다.

K-POP아이돌 씬에서 이런 사례는 정말 흔치 않은 일이고, 굳이 부정과 긍정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마땅히 ‘긍정’ 버튼을 누를 만한 일이다.

이전에 쓴 “방탄소년단의 경이로운 결속력”이라는 글에서 “잘되고 있으니까 같이 간다”라는 문장은 K-POP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반례가 굉장히 많은 문장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잘되고 있는데 멤버 간 불화로 깨진 팀, 잘되고 있는데 소속사와 불화로 깨진 팀, 팀의 성공이 멤버들 개개인의 활동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져 오히려 완전체가 유명무실해져버린 팀, 완전체 활동을 통해 얻은 과실을 온전히 혼자 취하려고 팀에서 탈퇴하는 아이돌 등.

상기한 사례 외에도 K-POP 마니아들은 “성공이라는 이름의 현재가 꼭 팀의 지속력을 늘려주는 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들을 꽤 오랜 기간 봐왔다고 당시에 글을 썼다.

이에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발표한 이야기들(특히 리더 RM의 발언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한 말인지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이해’라는 단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었고, 그 예상 그대로 ‘이해도’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이야기들이 세상에 쏟아졌다.

이에 이번 글의 제목이 아래와 같다.

방탄소년단은 아직,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사진 = 빅히트뮤직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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