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격 올려도 어렵다는 제지업계
옥수수 등 부자재도 올라 수익성 개선 기미 안보여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국제 펄프가격 인상과 각종 에너지 비용 증가로 제지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원·부자재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제지 판매가격을 인상하고도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세계 펄프업계의 주요 사업 연기와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올들어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의 채산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말 예정됐던 남미 주요 펄프 생산업체들의 생산라인 확장계획 연기, 핀란드 임업그룹 UPM키메네의 파업 장기화, 캐나다 서부의 대홍수로 인한 운송 중단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다양한 악재가 겹쳐 하락이 예상됐던 국제 펄프가격이 오히려 반등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t당 94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t당 925달러를 기록한 이후 650달러 선까지 내려갔으나 12월 655달러로 다시 반등했고, 올들어서는 1월 675달러, 2월 725달러, 3월 785달러, 4월 840달러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제지 생산단가의 절반 이상을 펄프 등 원자재 가격이 차지한다"면서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펄프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올해는 유가와 옥수수 등 부자재 가격마저 오르면서 채산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경유가격은 지난해 6월1일 1351원에서 이날 2071.54원으로 1년여 만에 ℓ당 720.54원(53%)이나 인상됐다. 펄프와 부원료들이 잘 달라붙게 만드는 전분으로 사용되는 옥수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들어서만 30% 가량 올랐다. 옥수수 선물은 지난 1월3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t당 231.97달러에 거래됐으나 불과 5개월 만인 지난 10일 t당 304.41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인상된 것이다.
![한솔제지 공장. [사진제공=한솔제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6/13/akn/20220613111746942onvi.jpg)
제지업체들은 제지 가격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지난달 1일부터 출고되는 인쇄용지 가격을 15% 올렸다. 두 업체는 지난 1월에도 인쇄용지 가격을 7% 인상한 바 있다.
문제는 제지 판매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데 있다. 제지업체들은 제지 판매가격을 올려 원재료 구입 시점과 투입 시점 간의 시간차로 발생하는 수익을 노린다. 통상 제지업체들은 생산에 필요한 펄프 등의 원재료를 2~3개월간 비축, 제지 판매가격이 인상되기 전 싸게 구입한 원재료로 제지를 생산·판매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1분기까지는 이런 전략이 적절한 듯 했다. 한솔제지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5% 늘어난 246억원, 무림페이퍼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동기(-98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한솔제지는 펄프가격의 영향을 받는 인쇄용지 부문은 적자였지만, 펄프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용지 부문의 흑자와 달러거래로 인한 일시적인 환율효과의 덕을 봤고, 무림페이퍼는 제지 판매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격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펄프가격이 내려야 가능한데, 펄프가격이 6개월 이상 계속 오르면서 가격인상 카드는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상운임과 유가·옥수수 가격상승 등 외부변수들도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면서 가격인상 만으로 손실비용을 줄여 나가기는 역부족인 상황이 된 것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2분기에도 LNG 및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증가와 펄프값 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했고,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해상운임료와 유가 등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 같은 외부변수들이 안정화될 경우 영업상황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2분기 실적은 에너지 비용과 펄프가격 하락, 해상운임료와 유가인하 등 외부변수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3분기부터는 시장이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6월말까지는 보합세를 보이다가 7월 이후에는 펄프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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