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가출팸', 고문을 놀이로 즐겨 '잔혹' (블랙)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한 여고생이 고문 끝에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사건’을 재조명했다. 범행을 저지른 7명 중 4명이 피해자 또래인 10대 여학생이란 사실이 대한민국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10일 방송한 ‘블랙’에서는 2014년 연일 대서특필된 ‘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사건’의 전말을 살펴봤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환심을 사서 피해자가 집을 나오게 유인했다. 20대 남성 세 명과 10대 여학생 두 명으로 구성된 가해자 무리는 일명 ‘가출팸’으로 모텔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피해자를 모텔에 감금해두고 조건만남 형식의 성매매를 강요했다. 피해자는 하루 평균 약 3회 이상의 성매매를 강요당했고, 일당의 철저한 감시 속에 통제당했다.
그러던 중 피해자의 아버지가 경찰에 딸의 실종신고를 하자, 이들은 피해자에게 그간의 일들을 비밀로 할 것을 약속받고 집에 돌려보내준다. 하지만 피해자는 아버지에게 성매매 강요를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출팸 일당은 바로 다음날 다시 피해자를 납치했다.
만 14세의 여중생 두 명이 더 합류해 모두 일곱 명이 된 가해자 일당은 피해자를 감금해두고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이들은 게임이나 놀이를 하듯 피해자를 폭행하고 괴롭혔다. 너무 맞아 답답하니 몸에 물을 뿌려달라는 피해자의 요구에 끓는 물을 부어 화상을 입혔고, 소주 2병을 강제로 마시게 한 뒤 피해자가 구토를 하자 토사물을 핥아먹게 하는 등 믿을 수 없는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 행위로 피해자는 다시 납치된 지 불과 열흘 만에 결국 차량 뒷좌석 바닥에서 사망했고, 가해자들은 신원을 알 수 없게 하기 위해 시신에 불을 지르고, 한 야산에 시멘트를 부어 암매장했다. 이 모든 일은 피해자와 가해자 일당이 처음 만난 뒤 겨우 26일만에 일어난 것이었다.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에 김슬기와 최귀화는 “진짜 영악하다”며 어린 나이 학생들이 포함된 범죄자들의 행동임을 믿기 어려워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웬만한 범죄 조직도 생각하기 힘든 잔혹 행위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살인 조직의 폭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이후에도 모텔생활을 이어갔고,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조건만남을 가장해 한 40대 남성을 유인, 차에 태우고 다니며 폭행했다. 무차별적인 폭행에 이 남성 역시 사망하자 일당은 시신을 차에 남겨둔 채 도주했고,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던 경찰이 공원주차장에 버려진 차량과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해자 무리는 차량을 버린 주차장 주변을 배회하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체포되었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실종된 김해 여고생을 데려간 용의자가 이들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집요한 추궁 끝에, 암매장된 여고생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사건에 가담한 7인 모두 체포되었지만, 사건을 주도했던 20대 남성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발뺌했다. 10대 여학생들과 20대 남성들의 진술은 엇갈렸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느라 바빴다. 10대 여학생들은 가해 남성들의 협박과 위협으로 한 행동이기에 자신들도 피해자라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일부 인정해 가해자 중 10대 학생들은 ‘가해자 겸 피해자’로 명시했지만, 여고생을 살해한 살인의 고의성이 분명했던 것으로 보아 7명 전원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되었다.
가해자 무리 중 20대 남성 2명은 무기징역, 20대 남성 한 명은 35년 형을 받았지만, 미성년자였던 여고생 두 명은 장기 9년 단기 6년, 여중생 두 명은 장기 7년 단기 4년의 선고를 받아,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출소한 상황이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처음엔 용서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아이들도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라며 가해자 중 10대 여학생들 역시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일용은 “미성년 범죄는 점점 더 어려지고 잔혹해지고 있지만, 과연 처벌 강화가 미성년 범죄의 본질적인 해결책일지 의문이 든다.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하더라도 교정, 예방, 양형 기준 변화 등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 있는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마무리했다.
사진= 채널A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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