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심다가 농장까지? 블루베리에 인생 바친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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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현 기자]
▲ ‘여수 우리베리팜’ 블루베리 농장 신기수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 |
ⓒ 조찬현 |
블루베리는 삽목을 시작한 첫 해부터 열매가 맺힌다. 그러나 이곳 농장은 나무 키우기가 우선이다. 1년 후 맺힌 열매를 다 제거한다. 나무를 어느 정도 키운 다음 열매를 수확하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7년 차 나무의 열매 수확은 3kg 남짓, 이곳 농장의 목표는 7kg이다.
블루베리 묘목도 생산한다. 100평 하우스 삽목장에서 묘목을 직접 키우고 있다. 삽목이 가장 잘 되는 시기가 3월에서 6월이다. 하지만 일정이 바빠서 그냥 농한기인 12월부터 1월 사이 겨울철에 삽목을 한다. 블루베리를 전정과 동시에 그대로 삽목한다.
▲ ‘여수 우리베리팜’ 블루베리 농장 신기수 대표가 블루베리 열매를 자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 조찬현 |
-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해요.
"저는 1966년생이고 여수 출생입니다. 이름은 신기수고요."
- 원래 어떤 일 하셨나요?
"대학교를 전산통계학과를 나와 여수 시내에서 컴퓨터 가게를 마흔 살 가까이하고, 그다음에 또 수학학원을 10년 정도 하고, 네 그러다 결국 블루베리에 빠져 옥상을 가득 채우고, 삽목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까 결국 이렇게 심을 농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귀농한 지는 몇 년 되었나요?
"흙 넣고 농장을 만드는 게 거의 1년이 넘게 걸렸기 때문에 8년 차로 접어들고 있어요."
- 쉽지 않은 결정인데 가족의 반대는 없었어요?
"제가 그리 건강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다들 반대를 했는데 이제 다행히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다고 투자도 잘 되어 큰 문제 없이 우려스러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출은 농협, 국가에서 하는 저리 대출을 받았습니다."
"유기농업 기능사만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마흔 살에 땄으니까 미리미리 다 준비한 케이스입니다. 꼭 이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정말 블루베리에 빠져들었습니다."
▲ 여수 화양면 용주리 ‘여수우리베리팜’ 블루베리 농장 삽목장이다. 사계절 삽목으로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
ⓒ 조찬현 |
▲ 블루베리 묘목이다. 2년생부터 출하를 하며 묘목의 가치는 5~6천 원이다. |
ⓒ 조찬현 |
"네. 삽목은 성공률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사계절 다 되는 거 맞습니다. 습도가 높을 때가 좋기 때문에 여름 장마철이 제일 좋은데, 저희는 수확이 바쁘기 때문에 가장 한가한 겨울철에 많이 합니다."
- 농장 주 수입원은.
"묘목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것하고, 열매 판매하는 거, 두 가지가 저희 농장의 주 수입입니다. 보통 삽목을 하면 2개월 정도 있어야지 뿌리가 나오거든요. 근데 저희가 12월하고 1월에 삽목하기 때문에 한 5월쯤 되면 이제 분갈이할 수 있는데 현재 뿌리가 다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 묘목 출하는 몇 년쯤 되어야 가능한가요?
"2년생부터 출하를 합니다. 현재 묘목의 가치는 5천원~6천원 사이입니다. 무화과는 6개월이면 출하가 됩니다. 똑같은 가격에."
- 어떻게 해서 블루베리에 관심 가지게 됐어요?
"저는 원래 식물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결혼과 동시에 장모님 댁에 있는 산비탈 밭(화양면 옥적 상전마을)에 고구마가 있었는데 고구마 농사가 힘들어서 다른 작목으로 과일나무를 계속 심었거든요. 15년~20년 심다가 마흔쯤 무렵에 블루베리에 꽂혀 그때부터 집 옥상에서 블루베리를 키우게 됐습니다."
- 카페 동호회 활동을 통해 배우셨다면서요.
"네이버 카페 '블루베리 마을'의 부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카페 동호회에서 전문 지식을 쌓아가면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 카페 활동하신 지는 몇 년 됐어요?
"블루베리에 빠지면서부터 했으니까 한 10년... 빠져든 것은 한 40대 중반 그 정도부터 빠져들었습니다."
▲ 여수 우리베리팜 농장이다. 1400여평의 농장에는 블루베리 열매가 까맣게 익어간다. |
ⓒ 조찬현 |
"블루베리 농사는 안 하는 게 있어요. 농약, 그다음에 비료, 이런 걸 거의 안 합니다. 그러면서도 다 알다시피 10대 과일에 속하거든요. 또 이게 문턱이 상당히 높은 과일이에요. 문턱이 높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면 결국 그것은 한정적인 것이죠. 실력 있는 사람들과 열심히 한 사람들만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종목이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 블루베리에 자신의 인생을 걸만해요?
"네 가능합니다. 조금 힘든 점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어려움을 잘 피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 이 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실하네요.
"네. 처음에 농장을 사고 1년 만에 흙을 넣고요, 그다음 해에 처음 기념으로 10개만 우선 심은 겁니다. 이거는 이제 한 6년째 들어오고 있어서 올해가 성목이 됩니다. 올해가 성목이 돼서 성목이면 품종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집니다."
- 블루베리를 참 잘 키우는군요?
"50여 가지 넘는 품종들을 제가 키워봤는데, 요 품종은 뉴 하노버라는 품종입니다. 아마 이게 우리 지역에는 제일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땅에 심는 것이 계속 가는 거기 때문에 땅에 심는 품종으로 보면 현재 4가지가 심어져 있습니다. 뉴하노버, 스타, 레가시, 메도우락, 이렇게 네 가지를 짝으로 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850여 그루입니다."
▲ 수확한 블루베리 열매다. |
ⓒ 조찬현 |
▲ ‘여수 우리베리팜’ 블루베리 농장 전경이다. 블루베리 85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
ⓒ 조찬현 |
- 1년 수확량이 얼마 정도 되나요.
"올해는 500kg 정도 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입은 1200~1500만 원 사이입니다. 순천 아랫장과 여수장, 구례장에서 장날에 판매하고 있어요."
- 이거 그냥 따 먹어도 되는 거죠. 묘하게 이 맛에 끌리네요.
"저희는 뭐라 그럴까, 비료도 아주 최소화하고 있고 무공해에 가깝게 재배하고 있습니다. 저희 농원은 광고를 아예 안 하거든요. 작년에 팔았던 고객한테도 연락을 안 해도 전량 판매가 가능합니다."
-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에요?
"주문이 밀리니깐 주문에만 맞춰서 하고 있는데, 품질은 일단은 소비자가 판단하는 것이죠. 저희는 이제 그런 것을 신경 안 쓰고."
- 여수 우리베리팜 블루베리 자랑 좀 해보세요.
"여수의 우리베리팜입니다. 비료를 아주 최소화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최대한 나무껍질을 이용해서 땅에 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약이나 이런 제초제나 살균 살충제 그런 건 아예 안 쓰고 거의 친환경에 가깝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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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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