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해고당한 인공지능

강희종 2022. 6. 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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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이세돌 9단과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대결을 했다.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알파고는 5전4승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을 하면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나서 더 이상 바둑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객관식 시험과 작문 시험 두 가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은 전체 학생 중 상위 20% 수준으로 도쿄대 합격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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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6년 전 이세돌 9단과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대결을 했다. 바둑은 인간이 가진 고도의 직관과 직감 능력을 최고로 이용하는 게임이다.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알파고는 5전4승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엄청난 충격 속에 인공지능 열풍이 한반도에 몰아쳤다.

알파고는 2017년 ‘알파고 제로’로 업그레이드됐다. 하드웨어는 알파고와 동일하나 소프트웨어는 변경됐다. 학습 시작 36시간 만에 알파고 수준을 능가했다. 성능이 워낙 뛰어나 인간과 대국할 가치도 없게 됐다. 이세돌은 2019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을 하면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나서 더 이상 바둑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구글 딥마인드는 뚜렷한 실적이 없다. 바둑을 정복한 딥마인드는 다음 목표로 전력 효율화를 위해 ‘딥마인드 에너지’라는 별도 팀을 구성해 영국 국영 내셔널그리드와 함께 추진했으나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무산됐고 팀은 해체됐다. 딥마인드의 기술이 바둑이나 체스처럼 제한된 환경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만 복잡한 현실 세계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2011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유명 퀴즈 쇼 ‘제퍼디’에서 챔피언 두 명을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이겼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는 것을 본 수천만 명의 관객은 충격을 받았다. 이에 고무된 IBM은 왓슨을 금융, 법률, 의료 부문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암 연구 센터에 설치됐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대와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병원 암센터는 암 진단용 왓슨 개발을 중단했고, 휴스턴 MD앤더슨 병원은 왓슨에 4년간 엄청난 연구비를 쏟아부은 뒤 실패를 선언했다. IBM은 왓슨을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금년 초 의료 인공지능 사업을 주관하는 왓슨 헬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줌 피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공정으로 2017년 최고의 스타트업 기업중 하나로 선정됐던 벤처기업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만든 피자맛을 이기지 목하고 2020년 1월 로봇 피자 배달 사업을 접기로 했다.

토다이 로봇 프로젝트는 일본의 국립 정보학연구소팀이 2011년 시작하였는데 도쿄 대학 합격을 목표로 했다. 객관식 시험과 작문 시험 두 가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은 전체 학생 중 상위 20% 수준으로 도쿄대 합격은 실패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2014년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세계 최초의 감성 인식 로봇으로 시판에 나섰다. 페퍼는 소프트뱅크 매장을 비롯해 카페, 은행, 호텔, 병원 등에서 서비스를 해왔다. 페퍼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로봇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페퍼가 해고됐다. 아디다스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운동화를 생산하는 스피드팩토리도 4년만에 중단됐다.

이상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인공지능이 엄청난 가능성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인공지능은 조용하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인공지능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상을 버리고 치밀하게 준비할 때 비로소 우리 인류의 소중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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