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무실 이전에 분위기 달라졌다..용산 미군기지 반환 속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용산 미군기지 반환을 위한 한·미 협의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약 203만㎡ 규모의 용산기지 중 반환이 완료된 부지는 21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3개월간 약 42만㎡를 추가 반환받아 현재 전체 면적의 30% 규모인 63.4만㎡에 대한 반환이 완료됐다.
3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날 주한미군으로부터 5.1만㎡ 규모 부지를 추가 반환했다. 이 부지는 용산 대통령실을 둘러싸고 있는 부지다. 원래 주한미군을 위한 숙소·학교 및 야구장으로 활용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반환받은 부지를 대통령 집무실과 연결된 용산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용산기지 전체를 반환받아 용산 공원으로 전면 조성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집무실과 연결된 부지만이라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 개방하겠다는 계획은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 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을 격상키로 한 만큼 미국 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협조해주며 순조로운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尹 취임 후 속도 붙은 ‘기지 반환’ 논의
사실 용산기지 반환을 위한 한·미 협의는 그간 지지부진했다. 2020년 12월 용산기지 내 2개 구역 반환을 시작으로 한동안 추가 반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2021년 7월엔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은 “(용산기지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로 조속히 이전하는 것이 양국 이해에 부합한다”고 뜻을 모았지만 어느 구역을 언제 반환할지를 둘러싼 실무 논의는 좀체 진전되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용산기지가 새 대통령 집무실과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용산기지 반환 및 부지 활용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이 담장 너머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과 연결돼 있는 구조를 벤치마킹하겠다는 대통령실 계획을 위해선 반환받은 일부 부지만이라도 서둘러 공원과 녹지 공간으로 조성해야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반환이 완료된 부지에 대해선 즉각적인 공원 조성에 돌입하고, 추가 반환에도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범정부 차원 논의 지속할 것"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양국은 용산기지 반환 문제를 ‘숨은 의제’로 논의했다. 미국 측에 용산기지 반환을 재촉할 경우 자칫 ‘동맹 격상’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해칠 것이란 내부 우려도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측에서 전향적으로 호응해줬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직접 용산 집무실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과 열흘 전 집무실 단장을 마쳤다”고 운을 떼며, “한국에서는 새로운 집에 이사 가면 경륜 있는 어른이 찾아와 축복을 해 주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와서 축하해줬으니 대통령 집무실이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용산기지를 추가 반환받기 위해 미국과 속도감 있는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 반환 예정 부지로는 용산기지 내 드래곤힐 호텔이 꼽힌다. 이 호텔이 반환된다면 외빈을 맞이하는 영빈관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 대통령 공관을 지을 공간이 마련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용산기지 잔여구역과 미반환기지 반환에 더욱 진전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논의와 미측과의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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