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투기, 캐나다 정찰기 6m 앞까지 다가와 손가락 욕"
중국 전투기가 유엔 대북 제재 임무를 수행 중인 캐나다 정찰기에 반복적으로 근접 비행을 하고 있다고 캐나다군 당국이 공개했다. 양측 조종사가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근접해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정부가 수차례 항의했지만 중국 측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캐나다 글로벌뉴스는 지난 1일 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전투기들이 캐나다 정찰기로부터 20~100피트(6~30m) 떨어진 거리까지 근접해 비행하고 있다”며 “캐나다 조종사들이 중국 조종사와 눈을 마주칠 수 있고 때로 중국 조종사들이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공군 정찰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CP-140 해상 초계기다. 길이 35m, 총중량 27.8톤으로 해상에서 장거리 감시와 전략 정보 수집 임무를 맡고 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주둔하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연료나 기타 물품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을 감시하는 이른바 네온(NEON) 작전을 수행 중이다.
캐나다 공군도 중국군의 근접 비행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CNN에 따르면 댄 리부틀리에 캐나다 공군 대변인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PLAAF)이 국제 항공 운항 안전 규범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신사적이지 않으며 캐나다 조종사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캐나다군은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6일까지 오키나와 기지에서 출격했다. 중국 공군이 근접 비행을 한 일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변인은 조우 횟수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찰기의 항로에는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서해상이 포함된다. 북한이 유류, 석탄, 무기 제조와 관련된 물품을 중국 산둥반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환적해 온 정황이 이미 여러 차례 관측된 바 있다. 대변인은 “캐나다는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찰스 버튼 맥도날드-로리어 연구소(MLI) 선임연구원은 “고속 비행에서 이같은 거리는 매우 위협적이며 추락 사고와 같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명 피해가 일어날 경우 극도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이같은 모험을 중국이 감행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빌리 플린 전 캐나다 공군 F-35 전투기 조종사는 “CP-140은 대형 초계기여서 가까이 날아오는 전투기로부터 회피 기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전투기가 만든 난기류가 캐나다 조종사를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1년 4월 중국 F-8 전투기와 미국 해군 EP-3 정찰기에 근접 비행하다 충돌해 중국 조종사가 사망했다.
반면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이같은 보도에 대해 “캐나다 정찰기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 자주 침범하고 있어 중국 공군의 우수한 화력과 기동성으로 캐나다를 저지한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중국 공군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빈·손예진 결혼 8개월만에 득남…"산모·아이 모두 건강" | 중앙일보
- 'V' 한 번에 월드컵 여신 등극...한국 방송에 찍힌 여성 누구 | 중앙일보
- "내가 뭘 본거지?"…코에 여성용품 꽂고 뛴 캐나다 '노장의 투혼' | 중앙일보
- 살구색 그 옷 벗었다…야쿠르트 아줌마 옷 힙하게 바뀐 이유 | 중앙일보
- [단독]"세상에 그런 곳서 尹 근무" 민주당도 놀란 낡은 용산청사 | 중앙일보
- "2명 탄다" 신고했는데 사망자 5명…양양 추락 헬기 무슨 일 | 중앙일보
- 낮엔 해설 밤에는…박지성 누른 '해설천재' 이승우의 이중생활 | 중앙일보
- 욱일기 펼치자 곧장 제지한 FIFA…서경덕 "일본 국제적 망신" | 중앙일보
- 4.5m 폭포위 목숨 건 셀카…인도 여성들 추락해 4명 숨졌다 | 중앙일보
- 가나 감독 "제자 손흥민 훌륭하게 성장…팀으로 막겠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