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선거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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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하자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또 패한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까지 다시 두 달 남짓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재명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 무리수가 잇따라 선거 전체를 망쳤다는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졌다.
전당대회까지 주어진 시간은 치열한 성찰 대신 책임을 따지는 내분의 시간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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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하자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일이 잘못됐을 때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는다는 ‘맹자’의 구절로 반성을 말했다.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3주 만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며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게 의원직을 사실상 넘겨주는 정치공학 카드를 꺼냈다. 지방선거에서 또 패한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까지 다시 두 달 남짓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번에야말로 반구제기가 필요해 보이는데, 과연 그런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패인을 분석하는 시선부터 엇갈려 있다.
자기만 살고 당은 죽었다는 자생당사(自生黨死)란 말이 당내에서 터져 나왔다. 이재명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 무리수가 잇따라 선거 전체를 망쳤다는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졌다. “사욕으로 사당화한 결과”(홍영표) “책임자가 책임 안지고 상식을 거부했다”(이낙연) “자기방어에만 집중했다”(전해철)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친문계 의원들의 페이스북은 이재명 성토장이 됐다. 전체주의 집단처럼 일사불란하던 당에서 오랜만에 내부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이와 달리 강성 지지층에선 ‘박지현 책임론’이 들끓었다. 공동비대위원장이던 그는 선거 중에 “오만했다”고 사과하며 586 용퇴론을 꺼냈다. 참패하자 “역대급 진상의 패악질”(김용민) “(당에) 애착 없는 이들이 선거를 이끌었다”(황교익) 같은 독설이 튀어나왔다. 박지현의 SNS 계정은 몸살을 앓았다. “최대 패인은 박지현”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지금 민주당의 책임론은 이렇게 두 사람을 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향하고 있을 뿐이다. 광주의 투표율이 역대 최저인 이유, 4년 전 압승 지역을 고스란히 내준 원인을 고통스럽게 들여다보지 않는다. 사람을 탓하는 매우 편리한 방법을, 민주당은 이 어려운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택했다. 전당대회까지 주어진 시간은 치열한 성찰 대신 책임을 따지는 내분의 시간이 되지 싶다. 반구제기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한 굴곡을 거쳐야 하는 것인가.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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