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역사의 무대에서

2022. 6. 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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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스물일곱 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발표한 박노해는 지금도 시를 쓰고 있다.

1993년 감옥 독방에서 쓴 '참된 시작', 2010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 이어 네 번째 시집을 묶었다.

'역사의 무대에서'라는 제목의 이 시는 나이 든 혁명가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얘기처럼 읽힌다.

그러니 "한 시절 악의 세력이 승리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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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자기 방식으로 일을 해요
하늘은 다른 길로 뜻을 이뤄가요

한 시절 악의 세력이 승리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오래 절망하지 말아요

그들은 지금 자신들을 통해
거짓과 죄악의 실체를 드러내며
역사의 무대에서 자기 배역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니까요

역사는 돌아서 보면
장엄하고 아름다운 연극이죠
선도 악도 어쩌면 하나의 배역
성취도 고난도, 승리도 패배도,
하나의 낮과 하나의 밤이죠

그러니 희극에 도취하지 말아요
그러니 비극에 낙담하지 말아요

어둠 속에서 패배 속에서
서로 함께 묵묵히 걸어가요
밤이 오고 또 밤이 오고
별이 뜨고 아침이 와요
또 봄이 오고 또 새날이 와요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중

1984년 스물일곱 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발표한 박노해는 지금도 시를 쓰고 있다. 1993년 감옥 독방에서 쓴 ‘참된 시작’, 2010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 이어 네 번째 시집을 묶었다. ‘역사의 무대에서’라는 제목의 이 시는 나이 든 혁명가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얘기처럼 읽힌다. 역사라는 무대에서 보면 “선도 악도 어쩌면 하나의 배역”이고, “성취도 고난도, 승리도 패배도” 낮과 밤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한 시절 악의 세력이 승리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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