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국 현대사 헤쳐온 한 여인의 이야기

임세정 2022. 6. 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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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 홍해강은 재혼해서 떠난 아버지 홍필승의 빈소에서 옛 친구 김동연을 50여년 만에 만난다.

정임은 인주가 사랑했던 김단이라는 남자의 사진을 해강에게 보여주며 두 사람의 애절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소설 '숨어 있는 생'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사랑하고 태어나고 죽어간 사람들을 그린다.

견디기 힘든 슬픔에 빠져 살아야 했던 인주,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살아야 했던 해강은 역사에 상처받고 자신의 삶을 뜻대로 살 수 없었던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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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숨어 있는 생
박명희 지음
북인, 188쪽, 1만3000원


소아과 의사 홍해강은 재혼해서 떠난 아버지 홍필승의 빈소에서 옛 친구 김동연을 50여년 만에 만난다. 어린 시절 각자의 사정으로 헤어진 두 사람은 그간의 소식을 나눈다. 이야기는 해강의 어머니 정인주와 동연의 어머니 서정임의 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해강의 출생과 인주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드러난다.

홍필승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정임은 해강과 함께 인주의 묘를 찾는다. 정임은 인주가 사랑했던 김단이라는 남자의 사진을 해강에게 보여주며 두 사람의 애절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전쟁의 끝에서 사랑을 지킬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숨어 있던 생이 연결되는 순간이다.

소설 ‘숨어 있는 생’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사랑하고 태어나고 죽어간 사람들을 그린다. 견디기 힘든 슬픔에 빠져 살아야 했던 인주,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살아야 했던 해강은 역사에 상처받고 자신의 삶을 뜻대로 살 수 없었던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명희는 작가의 말에서 “가끔 한국전쟁을 상기한다. 전쟁 중에 묻혀간 진실들을 하나쯤은 건질 목소리를 갖고 싶은 바람으로 겁 없이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나는 저 어둠을 밝히는 휘황한 횃불이 될 꿈은 애초에 갖지 못한다. 다만 단 한 점이라도 전쟁의 진실을 밝히는 불꽃으로 깨어 있고 싶다”고 밝혔다.

김유정 문학촌장인 이순원 작가는 이 작품을 “소설 속의 시공간 무대를 확장해 해방 이후 우리나라 현대사 전체를 한 여인의 삶을 통해 끌어안았다. 우리는 현대사의 지난 상처를 지금 우리가 선 자리의 반성과 성찰로 돌아본다”며 “그가 직조해내는 아름다움과 격조가 이야기 속의 안타까움과 함께할 때 이른 봄날 저녁 목련나무 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처럼 독자의 가슴을 훑는다”고 평했다.

저자는 전주여고와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9년 단편소설 ‘별의 주소’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안개등’ ‘숨어 있는 방’을 출간했다. 한국 중년여성 문제를 심도 있게 그려 ‘1990년대를 여는 작가’로 조명받았으며 2008년 제34회 한국소설문학상을 받았다. ‘숨어 있는 생’이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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