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김동연에 8000표 졌는데..5만4000표 가져간 강용석
초접전 승부를 펼쳤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결국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2일 오전 7시 40분 현재 개표가 99.68% 진행된 상황에서 강용석 후보는 5만4631표를 득표했다. 비율로 따지면 0.95%에 불과하지만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김은혜 후보는 개표 직후부터 계속해서 1위로 치고 나가다가 이날 새벽 5시 32분에 김동연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그 뒤 격차가 벌어져 8182표 차이로 경지지사 자리를 내줘야 했다. 강 후보가 가져간 5만4631표가 결과적으론 뼈아픈 보수층 이탈표가 된 셈이다. 정치권에선 "무소속 강용석 후보의 득표력이 예상보다 미미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승부에는 결정적이었다.
김은혜 후보는 선거 막바지까지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후보는 지난 달 14일 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같은 달 19일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고심을 드러냈다.
여론조사에서 막판까지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도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단일화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됐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김 후보와 함께 뛴 안철수 후보도 지난달 22일 “여권 후보들은 하나로 돼서 나오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한 구도”라며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김 후보로선 강경 보수 색채를 띈 강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경우 중도 표심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특히 강 후보가 지난 달 중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전화가 와서 ‘왜 김은혜를 공격하느냐’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실과 진실공방이 벌어졌고, 민주당에서 윤 대통령의 선거개입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 김 후보의 부담도 커졌다.
강 후보와 악연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단일화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펼치는 것도 부담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17일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도 할 이유가 없다”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김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이 강 후보도 김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해 본격적으로 네거티브 공격을 하며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 불거진 김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 대해 강 후보 측은 “재산누락신고는 중대범죄다. 김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공격했다. 이후 강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우크라이나로 출국 예정인 이 대표에 대해선 “성 상납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출국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양측의 앙금은 깊어졌고, 결국 보수 후보 단일화는 무산됐다.
강 후보의 득표율은 한때 5%까지 나왔던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김은혜·김동연 후보가 워낙 접전을 벌여 국민의힘 내부에선 "강 후보의 네거티브전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지원기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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