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권력지형이 뒤집혔다..국힘 구청장 17곳 탈환, 민주 8곳 수성 그쳐

김민욱 2022. 6.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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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4년 전 지방선거 설욕전서 '승리'


국민의힘이 서울지역 자치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땐 25개 구청장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던 판세가 뒤집혔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각 구청장 후보 간 원팀 전략에 ‘정권 안정론’까지 더해지며 탈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현역 구청장을 다수 공천하며 ‘일꾼론’으로 맞섰으나 국민의힘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ㆍ1재보궐선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일 오전 5시 현재 6·1 지방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이 서울시 내 구청장 선거 25곳 가운데 17곳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거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8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되찾을 게 유력시된다. 2018년 지방선거 땐 강남·송파구를 빼앗겼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3곳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강남·송파 현직 구청장을 공천했으나 막판까지 지지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강 벨트 대부분 차지할 듯


특히 국민의힘은 강남 3구 외 한강 벨트인 마포·용산·광진·강동·강서·영등포·동작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민주당의 마포·광진·영등포 후보 역시 현직 구청장이나 득표율 2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강서구의 경우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제시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 이슈가 뜨거웠던 곳이다. 민주당이 대형 개발사업 공약을 내고도 유권자의 표심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한강 벨트 인근 양천·중구를 비롯, 진보성향 후보의 표밭으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도봉에서도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지난 3·9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시 내 구청 14곳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따돌린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를 한 지역이 3곳 더 늘어난 17곳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졌다.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이 주장한 “정권 견제론”보단 국민의힘의 “국정 안정론”에 힘이 더 실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청와대 개방이나 한·미 정상회담 등 역시 국민의힘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세훈 후보가 전통적으로 당 지지율 취약지역을 고루 다니며 표밭을 부지런히 갈았다는 평가도 덧붙는다. 선거일 직전 나온 국민의힘의 내부 판세분석에선 20곳 승리가 점쳐질 정도였다.

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 일꾼론 전략으로 그나마 선방


일각에선 “그나마 민주당의 일꾼론이 절반 정도 통하면서 8곳 정도를 수성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 현역 구청장 후보 14명 가운데 성동·중랑·성북·노원·은평·금천·관악구 후보의 경우 득표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25개 구를 모두 차지했던 2006 지방선거에 비해선 선전했으나 이후 치러진 세 번의 지방선거(2010·2014·2018)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서울시의원 선거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8년 지방선거땐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전체 110석 중 102석(92.7%·비례 5석 포함) 차지했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하게 될 경우 오 시장의 시정운용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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