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6·1 지방선거 패자도 이재명이다
1.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이 졌습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5곳(광주 경기 전남 전북 제주)에서 이기고 나머지 12곳에서 졌습니다. 경기도 승리로 체면은 살렸지만 지난 지방선거(17곳중 14곳 승리)에 비하면 완패입니다. 이재명 전 대선후보는 인천계양을에서 당선됐습니다.
2. 이는 민주당만 아니라 정치발전 측면에서도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선거결과는 3가지로 예상됐습니다. 첫째,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승리하고 이재명도 당선되는 경우. 둘째, 민주당 패배하고 이재명은 당선. 셋째, 민주당 패배하고 이재명도 낙선. 이 가운데 둘째가 최악인데, 그렇게 됐습니다.
3. 둘째가 최악인 이유는..패배책임론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각해지고 정작 혁신은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은 ‘혁신의 주역’을 자임하면서 당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의 경우, 철저한 패배의 충격에 민주당이 진짜 혁신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재명 책임론이 거세지고, 586까지 물러나는 세대교체가 기대될 수 있습니다. 정치발전을 위한 최선의 경우입니다.
첫째의 경우는 가능성이 별로 없는 얘기였습니다. 민주당이 혁신할 필요도 없겠죠.
4. 불행히도 둘째 경우가 처음부터 유력했습니다.
지방선거가 어차피 대선의 연장선상이었기에 민주당의 패배가 확실했습니다. 반면 이재명의 출마가 명분이 없지만 계양을이 워낙 민주당 텃밭이었기에 당선이 유력했습니다. 결과를 보니 민주당은 지난 대선보다 더 심각하게 패배했습니다.
5. 이재명 스스로도 지난 대선 당시보다 좋지못한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이재명은 ‘방탄용 출마’란 비난에 지역여론이 나빠지자 초조했을 겁니다. 대선 당시보다 거칠어진 말과 행동이 유튜브로 생중계되면서 구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막판엔 대선 당시 포기했던 공약(김포공항 이전)까지 꺼내는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명분 없는 정치는 극약입니다.
6. 마침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훈수를 뒀습니다.
‘자생당사(자신은 살고 당은 죽는다)란 말이 (민주)당내에 유행한다더니..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합니다..당생자사,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합니다.’(1일 밤 SNS에 올린 글)
7. 이재명의 ‘자생당사’ 때문에 ‘당이 망한다’는 말이 민주당내에 많았나 봅니다. 당이 망하면 이재명도 결국엔 망합니다.
이번 최악의 선거결과는 그 가능성을 높게 만들었습니다. ‘당생자사’는 최악을 피하는 방책으로 보입니다. 실천이 쉽지는 않겠지만..
〈칼럼니스트〉
2022.06.02.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막판 대역전' 김동연의 기적…초상집 민주당에 희망 안겼다
- 톰크루즈 옷에 환호 터졌다…"이젠 중국 눈치 안본다" 무슨일
- EPL 득점왕 손흥민, '올해의 선수' 후보에도 못 들었다
- "이런 끔찍한 장면 처음"…잠자는 노숙자에 불붙인 20대
- 이준석 "이재명 표정봐라" 환호…이재명, 20분만에 자리 떴다
- 한동훈 폰 비밀번호 24자리...이제 그에겐 비밀번호가 없다
- 윤 대통령, 선거날 청와대 깜짝 방문…옷·모자에 새겨진 로고는
- [단독] "김건희 용산 사진 올라온 날, 팬카페 '건사랑' 해킹당했다"
- 여군에 "가슴 닿아 좋았습니까"…육군 부사관 성추행·갑질 터졌다
- 하루 차이로 600만원 놓쳤다…손실보전금 '사각지대' 불만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