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길빵러
지난달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조심스러움도 이유지만, 한편에선 “길빵러들 때문”이라고 호소한다. ‘길빵러’는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다. 금연구역인 건물에서 빠져나와 거리에서 흡연하는 이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마스크 없이 그들 앞을 지나자니 정말 곤혹스럽다.
사실 담배 냄새는 단순히 피하고 싶은 역겨움의 문제가 아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해악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흡연자들이 생각 없이 뱉어내는 침과 가래는 또 얼마나 거리를 더럽히고 있는지 생각만 해도 얼굴이 찌푸려진다.
신조어 ‘길빵러’는 ‘길빵’과 사람을 나타내는 영어 접미사 ‘-er’를 합성해 만들어졌다. ‘빵’에는 공격·상처라는 의미가 있다. 며칠 전 칸 영화제에 참석했던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누군가에게 ‘어깨빵을 당했다’는 기사가 화제였다. 프랑스인 인플루언서가 지나가면서 이지은의 어깨를 툭 쳤다는데,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어깨빵은 무례한 인종차별이자 폭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담배빵’은 담뱃불로 인한 상처다. 흡연자의 입을 떠난 담뱃불과 불똥은 언제든 지나가는 누군가의 손·팔에 상처를 입히거나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빵’이 총소리의 의성어이기도 하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즉 ‘길빵러’란 단어에는 단순한 길거리 흡연자 이상, 누군가를 공격하고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잠재적 가해자란 뜻이 담겨 있다. 흡연자라면 “담배는 기호품”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공중 에티켓부터 고민하자.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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