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66% '김은혜' 이대녀 66% '김동연'..더 커진 젠더격차

김준영 입력 2022. 6. 1. 22:36 수정 2022. 6. 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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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포인트 차→36.1% 포인트 차.’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에서 불과 1년 만에 증폭된 20대 이하 여성(이대녀)들의 정당별 투표 격차다. 지난해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중파 3사 출구 조사 결과에서 이대녀들은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44.0%)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40.9%)에 엇비슷한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1년 2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서울시장 선거 출구 조사에서 이대녀들은 오 후보(30.9%)보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67.0%)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20대 이하 남성(이대남)의 국민의힘 몰표 현상은 여전한 가운데, 이대녀들의 반편향(민주당 몰표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KBSㆍMBCㆍSBS가 1일 발표한 6ㆍ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결과. KBS 캡처

20대 지지율 대등…성별로는 정반대


1일 공중파 3사가 발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 이하 응답자들은 송 후보에게 48.8%, 오 후보에게 50.0% 지지를 보냈다. 균형추가 작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살은 성별간 대결 양상이었다. 이대남은 송 후보에게 24.6%, 오 후보에게 75.1% 지지를 보내 그 격차는 50.5%포인트에 달해 이대녀와는 정반대 표심을 보였다. ‘이대남들의 분노 투표’라고 불렸던 지난해 선거 결과와 비슷한 격차(50.3%포인트, 박영선 22.2% 대 오세훈 72.5%)였다.
지난해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최대 격전지인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양상은 비슷할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이하에서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50.6%,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45.1%로 나와 격차는 5.5%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대남들의 표는 김은혜 후보(66.3%)에게 김동연 후보(30.2%)보다 2배 넘게 쏠릴 것으로 나타났고 이대녀들은 김동연 후보(66.4%)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김은혜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반응한 이대녀는 28.6%에 불과했다.

KBSㆍMBCㆍSBS가 1일 발표한 6ㆍ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 KBS 캡처


전국 출구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정당지지 양상도 비슷하다. 20대 이하 중 51.0%는 민주당 후보를, 46.3%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대남의 65.1%는 국민의힘 후보를, 이대녀의 66.8%는 민주당 후보를 선호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대선 거치며 더 격해진 젠더 갈등…“이대녀도 고관여층으로 등장”


이대녀의 표심이 이대남 표심과는 극단적인 반편향을 보이게 된 원인으론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정당별 젠더 갈등이 꼽힌다. 지난해 이대남 돌풍에 힘입어 당권을 거머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후 이대남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에선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이대녀 공략하는 데 신경을 썼다.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선 선거 막판에 임금 공시제 도입이나 성별 격차 개선 등 성 평등을 강조하는 공약을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 2월 윤석열 당시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자, 이재명 후보는 “안타깝고 위험하다”며 받아치기도 했다.

각 정당이 성별 맞춤형 전략을 짜면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대립구도는 지난 대선 때부터 선명해졌다. 3ㆍ9 대선의 출구 조사에선 이대남은 윤석열 대통령에 58.7%, 이재명 후보에 36.3% 지지를 보였고 반면 이대녀들은 이 후보 58.0%, 윤 대통령 33.8%로 정반대 지지를 보냈다.

이대녀들의 몰표 현상이 확인되자 민주당은 이후 이를 적극 활용했다. 대선 이틀 후 민주당은 “대선 직후인 10~11일 온라인 입당자 1만1000여명 중 80%가 여성 입당자”라며 “그중 절반 이상이 2030 여성”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26세인 박지현씨를 당 대표급인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대선 직전까지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3월 7일, 이 대표)던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이대녀 표심을 확인한 후론 이대남 구애 강도를 낮췄지만 대선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 이슈가 계속되고 조각 초반 여성을 거의 기용하지 않으면서 ‘친(親)남성 정당’이란 이미지는 계속됐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대녀들은 이준석 대표의 젠더 갈라치기와 윤석열 정부의 여성 장관 배제가 ‘국민의힘은 우리에게 관심 없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며 “민주당이 좋아서라기보단 반(反) 국민의힘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도 “이대녀들은 지난 대선에서 젠더 투표의 위력을 스스로 체감했다”며 “이대남에 이어서, 이제 이대녀 역시 ‘정치 관여도가 매우 높은 유권자층’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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