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고나다 감독 "아시아 이민자 정체성, 아시아인 감성 다루고 싶었다"

임세정 2022. 6. 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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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미국 내 편견에 맞서 한·중·일 국가 구분을 넘어선 아시아인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을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이 1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에서 두 작품의 연출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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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일상의 소소한 순간 잡아내면서 몰입감 줘"
"K컬처 인기, 함께 축하할 일..지나가는 트렌드 아냐"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는 코고나다 감독. 아워스 제공

“아시아인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미국 내 편견에 맞서 한·중·일 국가 구분을 넘어선 아시아인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을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이 1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에서 두 작품의 연출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은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을 꾸준히 만들고 있다. ‘파친코’는 일제 강점기 고국을 떠난 자이니치에 대한 이야기다. ‘애프터 양’엔 중국인 딸을 입양한 미국 가정에서 동양인으로서 딸의 정체성을 지켜주기 위해 중국인으로 설정된 테크노 사피엔스 양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설정이 등장한다.

코고나다 감독은 “양은 아시아인으로 만들어졌지만 진짜 아시아인은 아니다. 이 부분은 미국 내 아시아인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한국인으로서 유기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시아 밖의 아시아인은 아시아인에 대한 시각에 나를 구겨넣어야 한다는 느낌까지도 받는다”는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건 ‘가족’이다. 그는 “가족은 우리가 공통적으로 가진 것이며, 소우주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주제”라며 “가족의 이야기엔 제한이 없고 많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 영화의 소재로 선택하게 된다. 내가 존재론적 고민을 많이 해서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고나다 감독. 왓챠, 영화특별시SMC 제공

‘파친코’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파친코’를 통해 한국인들과 작업한 경험은 특별하고 소중하다”면서 “모국인 한국과 작품할 수 있어서 순간순간 기뻤다. 그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파친코’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디아스포라를 경험하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다. 보편성을 통해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고나다라는 활동명은 일본 3대 거장 중 한 명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시나리오 작가였던 노다 코고를 변형한 것이다. 오즈 감독을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인의 정체성보다도 아시아인의 감수성을 다루는 데 관심이 많다”며 “오즈는 작품 속에 시간의 임시성이나 시간의 흐름에 대한 동양 철학을 잘 담았다. 아시아인들에겐 슬픔이라는 감성을 계절의 변화와 같은 시간의 임시성을 통해 다루는 독특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음악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주목받는 데 대해선 “한국 문화가 지나가는 트렌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세계를 바라보고 경험하는 방식, 한국인들의 감수성이 K컬처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며 “전세계는 한국적인 것을 소비함으로서 많은 걸 얻을 수 있고, 존재론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이 투쟁하고 극복한 것들, 기쁨이나 슬픔 또는 가족에 대한 감정 등이 그것”이라고 부연했다.

코고나다 감독은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 함께 축복하고 기뻐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홍상수, 박찬욱 등 한국의 거장을 좋아하지만 최근엔 한국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추천받은 작품 중 ‘나의 아저씨’를 흥미롭게 봤다. 한국 드라마는 일상에 대한 대단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공간과 시간의 여백,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잘 잡아내면서 지루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건 한국 드라마의 독특성”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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