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인수됐는데도 돈이 없어?' 밀란 이적시장 관전 포인트

김정용 기자 2022. 6.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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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말디니 AC밀란 디렉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계적 명문 AC밀란이 새로운 구단주를 맞이하기 직전이다. 그런데 어째 인수 기념 투자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DAZ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계 투자사 레드버드 캐피털의 수장 게리 카디날이 현재 밀란의 소유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사전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과정이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레드버드의 밀란 인수가 확정됐음을 알리는 서류였다. 곧 공식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드버드는 밀란 지분 70%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13억 유로(약 1조 7,000억 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밀란의 혼란스러웠던 소유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밀란은 1986년부터 30년 동안 구단을 경영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회장이 손을 떼면서 중국 사업가 리용홍이 구단을 인수했다. 그러나 리용홍은 투자를 받기 위해 내세웠던 일부 사업이 허위로 밝혀지는 등 사실상의 사기행각을 벌여 왔고, 빚을 갚지 못해 2018년 밀란을 엘리엇에 넘겨야 했다. 이후 엘리엇이 밀란을 임시 관련하는 상태로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새 구단주가 온다 해도 밀란에 전폭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밀란은 엘리엇의 관리를 받으면서 오히려 성적이 상승해 2021-2022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따냈다. 이반 가지디스 CEO의 재정 관리, 파올로 말디니와 리키 마사라 디렉터의 선수 수급,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의 전술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명문 구단에 별다른 재정지원을 안 해줘도 트로피를 따내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꾸준히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레드버드의 인수 후 첫 계약은 선수가 아니라 긴축재정 능력을 보여준 말디니 디렉터의 재계약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기념 선물' 영입 따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밀란은 우승팀이지만 UCL에서 경쟁하려면 전면 보강이 필요한 팀이다. 영입이 필요 없는 포지션은 골키퍼와 풀백 정도다.


이미 영입이 유력하다고 알려진 선수는 릴의 센터백 스벤 보트만과 미드필더 헤나투 산체스, 리버풀의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 등이다. 오리기는 오래 전 확정 상태였고, 보트만 역시 레드버드의 인수가 확정된 뒤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우 확실한 주전으로 성장한 미드필더 산드로 토날리를 중심으로 조합을 구상할 수 있다. 프랑크 케시에가 바르셀로나로 떠난 자리를 산체스로 메우는 건 비록 스타일 차이가 있다 해도 훌륭한 영입으로 보인다.


오히려 최근 대두된 문제는 우승을 이끈 세리에A MVP 하파엘 레앙을 붙잡는 것이다. 레앙은 현재 연봉 150만 유로(약 20억 원) 정도를 수령하고 있는데, 몇 달 전에는 450만 유로(약 60억 원) 정도로 재계약할 수 있을 듯 보였으나 최근 갑자기 700만 유로(약 93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레앙이 지난 2018년 스포르팅CP의 훈련장 폭도 난입 사태를 이유로 들어 임의로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한 긴 재판 결과 한동안 매달 월급의 20%를 스포르팅에 배상하라는 가압류 처분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유망주 반열에 오른 레앙을 레알마드리드와 파리생제르맹(PSG) 등이 노리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밀란 인수는 새 선수 수급으로 이어지진 않을지언정 레앙 잔류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직후 '칼초메르카토'의 디니엘레 롱고 기자는 레드버드가 레앙 재계약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650만 유로(약 86억 원)에 보너스를 더한 조건에 합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레앙의 계약해지 조항은 1억 5,000만 유로(약 1,991억 원)에 달하며 더 낮은 액수로는 팔지 않을 거라고 관측했다.


레앙과 호흡을 맞출 2선 자원들도 보강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브라임 디아스, 알렉시스 살레마키어스 모두 기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벨기에 브뤼허의 유망주 듀오 샤를 데케텔라에르와 노아 랑, 세리에A에서 잔뼈가 굵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와 도메니코 베라르디 등이 거론된다.


가장 절실한 건 스트라이커다. 올리비에 지루와 오리기만으로 세리에A 우승 경쟁과 UCL 도전을 이어갈 순 없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재계약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데다 미뤄왔던 무릎 수술로 인해 장기 결장한다. 주전급 공격수 한 명은 필요한데, 이적설조차 제대로 나지 않는 상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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