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브로커인가" 고레에다 감독이 던지는 질문

임세정 2022. 6. 1. 04: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브로커'의 시작을 간단히 그리자면 이렇다.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에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린 소영(이지은), 아기를 데려와 돈을 받고 불법 입양시키려는 동수(강동원)와 상현(송강호), 그들의 뒤를 쫓는 수진(배두나)과 이 형사(이주영). 하지만 이들의 사연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브로커' 시사회, 8일 개봉
박해준·송새벽 등 조연도 화려
송강호 "수상 기쁨 천천히 느낄 것"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31일 오후 영화 ‘브로커’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이주영, 이지은, 강동원, 송강호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왼쪽부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브로커’의 시작을 간단히 그리자면 이렇다.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에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린 소영(이지은), 아기를 데려와 돈을 받고 불법 입양시키려는 동수(강동원)와 상현(송강호), 그들의 뒤를 쫓는 수진(배두나)과 이 형사(이주영). 하지만 이들의 사연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소영이 베이비박스에 두고 간 아이를 다시 찾으러 오면서 주인공들은 일종의 공범이 된다. 더 많은 돈을 받고 아이를 팔려던 브로커들의 계획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부모를 찾는 것으로 바뀐다. 범죄조직인 듯 아닌 듯, 가족인 듯 아닌 듯 이들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여정을 이어간다.

소영은 왜 아이를 버렸고, 버린 아이를 다시 찾아온 이유는 뭘까. 동수와 수진은 왜 아이를 버린 소영에게 그렇게 화를 냈을까. 상현은 왜 자신의 위기를 자초하면서 아기를 지키는 선택을 했을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누가 선인지, 누가 악인지 구분은 모호해진다. 소영이 아기를 버리게 만든 책임은, 아기의 미래를 그려줄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이야기하며 인물들은 대립한다.

영화 ‘브로커’ 포스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대사를 통해 다소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소영이 동수와 상현에게 건넨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 소영에게 상현이 스치듯 말한 “혼자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이 형사가 수진에게 던지는 “브로커는 우리가 아닐까요”라는 질문은 관객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번 영화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송강호는 때로 진지하게, 때로 코믹하게 상현을 그리며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통해 고레에다 감독을 사로잡은 이지은은 관객을 몰입시키는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화려한 조연들은 영화의 맛을 더한다. 송새벽과 김선영은 동수가 자란 보육원 원장 부부로, 신스틸러 백현진은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로, 박해준은 소영의 아기를 입양하려는 이버지로 등장한다.

31일 국내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생명은 모든 사회의 보편적 주제다. 가치 없는 생명이 어디 있겠느냐”며 “미혼모 관련 시설 등을 취재하면서 느낀 건 엄격한 비판의 화살이 줄곧 어머니를 향해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의 본질적 문제가 뭔지, 진정한 책임은 어디 있는지에 대해 영화를 통해 깊이 다루고 싶다는 생각에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은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머 있게 풀어가면서 냉정한 현실을 그대로 관객에게 보여줬다.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함이 무엇인가, 따뜻함을 가장해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한다”며 “영화를 가슴으로 깊이 있게 받아들이도록 작품을 설계하고 연출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을 묻자 “기쁨에 앞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하며 패닉에 몇 초간 빠졌다”며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과 한국에 있던 김지운 감독의 축하 문자가 제일 먼저 왔다. 과찬을 많이 받고 있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