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은 관객과 가까워 애착.. 이제야 음악 즐길수 있게 돼"
발라드, 록,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명품 보컬’ 가수 정동하가 3년 만에 재개한 소극장 콘서트를 최근 마무리했다. 전설적인 그룹 ‘부활’의 보컬로 유명한 그는 올해 데뷔 17년, 솔로 데뷔는 8년에 접어들었다.
정동하를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났다. 소극장 콘서트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를 성황리에 마친 후라 표정이 밝았다. 소감을 묻자 “소극장 무대가 그리웠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형 공연도 좋지만 소극장 공연은 관객과 더 가까워질 수 있어 애착이 간다고 했다.
다른 아티스트처럼 정동하도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간 왕성한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간 동안 음악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파 보컬이지만 정작 그 자신은 처음부터 음악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정동하는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한다기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코로나19로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가 했던 노래를 들어보고, 음악도 찾아 들으면서 노래를 진정으로 좋아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음악이 그 시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정동하는 “운전을 하면서, 거리를 걸으면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그때의 분위기와 낭만이 달라진다”면서 “음악에는 그 시대의 낭만이 담겨있고 이런 낭만이 우리의 삶을 촉촉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팬데믹 속에서도 그는 좋은 곡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1월 발매한 ‘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는 1년간 각종 음원사이트의 차트에 머물렀다. 2021년 TJ미디어 코인 노래방 전체 인기순위 1위도 차지했다. 올해 개최된 제31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도 받았다.
지금의 ‘믿고 듣는 정동하’를 만든 건 그가 쌓아온 시간이다. 8년간 부활의 보컬로 활동하며 노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정동하는 “부활의 음악은 표현이 어려웠다”며 “노래에 진심을 담으면서도 덤덤하게 부르는 방법을 은연중에 배웠다”고 했다.
KBS2TV ‘불후의 명곡’ 출연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역대 최다 트로피(15개)를 획득하며 전설이 된 그는 “봉인이 풀린 느낌이었다. 날뛰었다”고 회상했다. 승부를 가리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승부가 아니었다. 정동하는 “선배님들의 노래를 부를 때 원곡을 듣고 제가 느꼈던 감동을 배가시켜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동하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정동하식’으로 표현해낸다. 가사에 내재된 사랑의 아픔과 외로움 등의 감정이 오롯이 관객이 전달될 정도로 호소력이 짙다. 정동하는 “노래에 따라 슬픈 한숨, 분노의 한숨 등을 호흡으로 얹으면서 표현력을 높이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가 노래로 진심을 전하기 위해 전달력과 표현법을 고민하는 이유가 있다. 팬 사인회에서 정동하의 노래로 삶이 달라졌다는 팬을 만난 적이 있다. 정동하는 “‘내가 원래 생을 마감하려 했는데 동하씨 노래를 들으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어 더 살기로 했다. 이제는 살만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다”며 “예전에 노래하면서 ‘집에 가스불은 잘 껐는지’ 같은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이렇게 내 음악을 듣고 삶이 바뀌는 사람이 있었다. 그 후로 노래를 허투루 하지 않고 진심을 담아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정동하는 ‘더 그레이티스트: 전율 정동하x소향’ 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정동하는 “소향 누나처럼 나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한다. 우리 둘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내에 앨범을 낼 계획도 있다. 정동하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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