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제주서, 권성동은 경기서..이재명 동시에 때렸다

손국희 2022. 5. 31. 17: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6·1 지방선거 하루 전인 31일 경기와 제주 지역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이날 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겨냥해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를 집중 공격했고,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오른쪽은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뉴스1


이 대표는 첫 일정으로 제주를 찾아 도청 앞에서 ‘제주완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완박이란, ‘제주 경제 완전 박살’의 줄임말이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제주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 대표가 꺼내 든 문구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일신안위를 위해 나온 공약에 제주도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공항 이전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김포공항을 폐항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를 겨냥해서는 “이재명이란 정치인의 민낯이 모두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이 대표는 “전국을 헤집어 놓으면서 본인 선거만 몰두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개탄스럽다”며 “경주마처럼 본인 앞에 있는 것 외에는 신경을 안 쓰는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지사가 좋아하는 초밥 가게가 멀어지면 적게 먹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항이 멀어지는 데 제주 관광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은 수요·공급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경기지사 시절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법인카드로 초밥 등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오전 제주대학교 구내식당에서 배식받고 있다. 뉴스1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제주지사 선거와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제주에 막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에 이어 이날 제주를 또 방문했고,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30일 제주를 찾았다.

선거운동 초기만 해도 제주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여당 내부의 관측이 많았다. 대선에서 이 후보 득표율이 윤 대통령보다 9.9%포인트 앞서는 등 야당 지지세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포공항 이전을 두고 분노 여론이 조성돼 막판 상승세를 탔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의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최근 현장을 둘러보면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와 부상일 제주을 후보에게 우호적인 반응이 상당히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에게 “대선 불복”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AI 윤석열’ 영상이 박영일 국민의힘 남해군수 후보의 홍보에 쓰인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동영상 제작을 허락했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면 선거 중립의무 위반으로 탄핵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탄핵 발언을 오늘 중으로 사과하라”며 “출범 3주차인 윤 정부를 어떻게든 발목 잡으려는 민주당에게 국민은 ‘탄핵은 꿈도 꾸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투표로 보여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손을 잡고 만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현진 최고위원,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차유람 문화체육특보, 안철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 김 후보, 권성동 원내대표,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기현 위원장은 핵심 승부처인 경기 지역에서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를 지원사격 했다. 이날 성남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데, 제가 알기로는 김 후보가 최고 윤핵관”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으니, 이제 김 후보를 심부름시켜서 경기도민들이 본전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군대 ‘대장’에 비유해 “실컷 대장(윤 대통령)을 뽑았는데, 사단장(경기지사)을 다른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라고도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성남과 경기도를 망치더니 이제 인천까지 망치려고 한다”며 “전기·수도 민영화를 검토조차 한 적 없는데, 민영화한다고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는 “‘경기 도망지사’인 이 후보가 김포공항마저 도망시키려 한다”며 “전국 선거가 어떻게 되든 나만 살고 보겠다는 ‘팀킬(team kill)’”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 후보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믿고 신뢰하는 김 후보가 당선돼야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두둔했다.

권 원내대표는 경기 지역 유세를 마친 뒤 충북을 거쳐 자신의 지역구(강릉)가 있는 강원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양평·하남·용인 등을 돌며 경기 지역을 집중적으로 훑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거 운동 마지막 날 김 후보를 거들고 나선 것은 핵심 전장인 경기지사 선거 판세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경기 지역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2%포인트 안팎의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 지지율은 물론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추세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경기지사의 승리가 곧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