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작심 반박 "결과 상관없이 김은혜 측 흑색선전 응징" [6.1지방선거]
[이경태 기자]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8년전 잃은 큰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이런 흑색선전은 응징 받아야 생각한다. (중략) 제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건 작은 일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이런 일을 하면 잘못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다. 못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 '우선 이기고 보자'는 정치 풍토를 바꾸는 게 정치교체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자신을 특정가중범죄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측을 겨냥해 한 말이다. 김은혜 후보 측은 '김동연 후보가 경제부총리 재임 시절 2억5000만 원 상당의 명절 선물세트 공급을 지인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발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 후 관련 질문을 받고 "김은혜 후보 측에서 (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타이밍과 그 내용을 보시라"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은혜 후보 측이 후보의 허위 재산신고 사실이 밝혀지자,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맞불을 놓기 위해 마타도어를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 때 관례적 혹은 업무협조를 위해 명절선물을 보낸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그 과정에서 만만하게 자기 측근에게 일감 몰아줄 수 있는 곳인가"라며 "마음껏 고발하시라 해라. 그 과정에서 저는 추호도 일감을 몰아주거나 누구를 봐주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선물 말고 제 업무추진비 카드내역도 전수조사해 보시라. (업무추진비 카드를) 단 한 번도 제대로 쓰지 않은 적 없고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검소하게 썼다"면서 "아무리 정치판이 혼탁하더라도, 승자독식 구조라도, 사람이 기본이 있어야 한다. 정치엔 염치도 없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승자독식 구도라도 기본이 있어야"... 김은혜 측 의혹 제기 조목조목 반박
김동연 후보는 특히 김은혜 후보가 본인과 연관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자신을 겨냥한 마타도어를 시도하면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대해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 측은 KT 채용청탁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지난 대선 당시 저에 대한 후원금 문제를 제기했고, 아들의 미국 명문 사립기숙학교 유학사실이 드러나 '가짜 경기맘'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제 둘째 아들의 국적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먼저 김은혜 후보 측에서 자신이 지난 10월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인 2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 원씩의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면서 연관성을 따지고 나서는 데 대해서는 "작년 10월이면 제가 대선 출마한 지 한 달 된 때이고, '새로운물결' 창당 전 상황인데 어떻게 이재명 후보와 대장동 사건과 연결이 되나"라며 "국민의힘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후원금을 받느냐'고 하는데 후원금을 면식과 이해관계에 따라 받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 측이 김동연 후보 아들의 이중국적 논란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미국에 국비유학을 갔을 때 낳은 아이다. 김은혜 후보 측이 '한국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팩트가 다르다"며 "안양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나왔고, 육군 병장으로 만기전역해서 병역을 마쳤는데도 이런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김 후보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및 KT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투표로 심판해 줄 것을 호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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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동연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성찰과 쇄신 그리고 정치교체를 거듭 다짐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은혜 후보가) 누구보다 엄격한 스스로의 기준을 설정하고 정직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저에게, 사실도 아닌 내용들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면 오로지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라며 "이 잘못된 정치의 판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자의 기본도 돼 있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여당의 전폭 지원을 받으며 큰소리 치는 현실이 국민에게 외면 받는 우리 정치의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속해 있는 우리 민주당도 국민 여러분의 실망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저부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진실과 거짓, 정직과 위선, 성실함과 반칙·특권이 가려지는 선거가 돼야 한다. 여러분의 한 표가 너무나 절실하다. 힘을 모아달라"면서 "아무리 대통령이 직접 내리꽂은 특권층의 대변자라도 집권여당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지원해줘도 국민의 뜻에 어긋나면 소용없다는 당연한 진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시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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